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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연속 매출 감소 日 백화점 업계…'한국 배우자'

일본의 '한국 백화점 비즈니스 모델 조사단'이 한국 백화점의 경쟁력을 조사하기 위해 내달 2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한국 백화점 비즈니스 모델 조사단은 최근 일본백화점협회에 설립된 태스크포스(TF)로 오니시 히로시 이세탄백화점 사장을 단장으로 이바라기 류타 덴마야백화점 사장, 세키도시아키 다카시마야백화점 전무, 히로세 기소우 미쓰코시백화점 고객정책담당장, 하라마키노리 한큐한신백화점 상무 등 일본 주요 백화점의 임원들로 총 20여명이다.

일본 백화점 업계 임원들이 한국을 방문한 적은 있었으나 한국 백화점을 벤치마킹할 목적으로 조사단을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업계는 최근 10년 넘게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백화점에게는 경제 불황과 상관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백화점의 경쟁력이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이 일본소매업협회가 개최한 ‘제20회 유통교류 포럼’에 참가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한국 백화점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고객의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발맞춰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 인터넷쇼핑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영플라자, 에비뉴엘, 아웃렛 등 복합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현재 일본백화점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0.1% 감소한 6조5842억엔으로 이 같은 매출 감소 추세는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타지 않는 부자 고객들마저 지갑을 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엔화 강세와 유럽 발 재정적자 등의 위기로 전통적으로 6월 매출을 견인하는 여름 선물 상품 판매가 크게 준 것도 한 몫을 했다. 또한 장기불황으로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외면하고 고품질·고가격 정책만 고수해, 패션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백화점을 외면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점포수는 지난해 말 271개로 대폭 줄었고 대형 합병과 폐점 사태가 줄지어 일어났다. 지난해 도쿄의 세이부 백화점 유라쿠초 매장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3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세탄백화점 기치조지점도 적자 끝에 영업을 끝내는 등 올해만 10개의 백화점이 문을 닫는다.

이러한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백화점은 중고명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수익성이 보장된 역 인근 지역에 들어서 있는 백화점을 리모델링하거나 확장하며 관광객 등을 노리고 있다. 역세권은 한국과 중국 쇼핑객이 백화점 전체 고객의 20%를 차지해 구매력이 매우 좋으며, 기본적인 유동인구가 많아 수입성이 보장된다.

불황타개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의 '터미널 백화점'은 일본백화점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달리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이 오는 8월 오픈하는 청량리 민자역사점이 대표적인 경우다. 롯데 청량리 역사점은 ‘휴앤미(休&美)’ 개념을 적용해 고객 휴식과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는 새로운 쇼핑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백화점 전제 매출이 하락세를 달리고 있어 일본조사단의 한국 방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단은 한국에 방문해 국내 '빅3' 백화점인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을 포함한 주요 백화점을 방문해 영업 전략, 상품 구성 등 전반적인 경영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매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또한 하병호 한국백화점협회장(현대백화점 사장),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 황용기 갤러리아 대표, 조재열 AK플라자 대표 등 5대 백화점 대표들과 만찬을 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