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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용산국제업무지구 드디어 착공돼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자금난으로 4년이나 표류하며 좌초의 우려까지 낳는 등 한 때 추진에 극심한 난항을 겪던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도심개발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는 11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정비창에서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철거와 토목공사에 돌입했다.

랜드마크타워 건립 등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앞서 용산정비창 등 각종 시설물 철거 및 토목, 지하 환경오염 개선공사의 시작을 알린 것.

그동안 계속해서 추진에 어려움을 겪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이 지난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타워를 선(先)매입하는 방법으로 4조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토지대금(5조3000억원) 납부를 공사가 모두 끝나는 2016년 말까지 연기해 주면서 재원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고, 이후 인허가와 랜드마크 타워 시공사 선정 등이 잇따라 이루어지면서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현재 코레일의 화물·차량센터가 있는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 등 용산구 한강로 3가 40-1번지 일대 338만5000㎡ 부지에 국제업무 및 상업, 주거, 숙박, 문화시설 등 67개 건축물을 세우는 사업으로, 지상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높이 500m)를 비롯, 오피스·호텔·백화점·아파트 등 67개 동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만 31조원(계획당시 28조원)에 달해 국내에서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 개발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초기 예산 14조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이며, 전체 시공금액만 10조원에 달한다.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최대 규모의 도심개발사업이다.

랜드마크 타워 건축 공사도 1조4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63빌딩의 두 배 이상인 연면적 38만3천㎡, 높이 485m 규모로 지을 예정이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사업비 1조원)를 제치고 단일 건축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랜드마크 타워 주변에는 '부티크 오피스'(72층)와 '랜드마크 호텔'(69층)가 지어져 국제업무지구를 대표한다는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하늘', '불', '물', 나무', '땅' 등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개발되며, '하늘' 구역에는 금융가와 같은 오피스 타운, '불' 구역에는 고급상가와 호텔, '물' 구역에는 소매상가, '나무'와 '땅' 구역에는 50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과 최고급 주택이 조성될 예정이다. 지하공간을 활용한 초대형 복합단지도 조성된다. 지하의 전체 상업시설은 총 40만6500㎡(12만3000평)로 코엑스몰(2만3000평)보다 6배 이상 크다. 시공금액 1조4천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의 시공사로 지난달 삼성물산이 선정됐지만, 이외에도 이처럼 굵직한 개발사업들이 기다리고 있어 아직도 8조6000억원가량의 시공 물량이 남아 있다.

주변에는 도심의 '녹색 허파' 기능을 할 여의도 규모의 용산공원(2017년부터 개발)이 들어설 예정이라 용산 지역이 대한민국과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112년 한국 철도의 산증인인 용산정비창이 새로운 랜드마크로 환골탈태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킬 프로젝트인 만큼 세계적인 명품 도시 조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산사업지구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일대 민간보유 토지의 보상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사 측은 본격적으로 보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현지 주민의 상당수가 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어 보상 절차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또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해외로부터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보상비와 건축비 등에 소요되는 추가 자금 마련에도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워낙 대규모로 이뤄지는 사업인데다 현재 서울 도심의 오피스 공급도 넘쳐나는 상황이라 개발 완료 후 분양이나 임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