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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시민단체들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촉구집회 개최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정부가 중국측에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휴일인 4일 시민단체들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촉구 집회도 잇따라 개최됐다.

북한 인권단체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우리와 함께 울어요)는 이날 오후 7시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수백여명의 새터민이 함께 한 가운데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콘서트를 개최했다.

크라이 위드 어스는 차인표, 신애라, 이성미, 박미선, 송은희, 윤복희, 아이비, 김범수, 송재호, 노현희 등 연예인 30여명이 탈북청소년들과 함께 만든 단체로, 이날 행사는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주도했다.

원로 가수 윤복희는 이날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히트곡 '여러분'을 열창하며 콘서트의 문을 열었고, 이어 무대에 오른 개그우먼 박미선은 눈물을 흘리며 미리 준비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그는 "난 정치를 잘 모른다. 그저 한국의 개그우먼일 뿐"이라고 밝히고 "지금 북한 동포는 추위와 배고픔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견디다 못해 따듯한 불빛을 향했을 뿐인데 강제 북송되면 공개 처형을 당한다.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관심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가수 황보와 주얼리가 '거위의 꿈'을 함께 부른 후 무대에 오른 차인표는 "지금 중국에 수십명의 탈북자가 잡혀있고 북송이 준비 중이다. 이들이 북한에 끌려간다면 중국에 퍼져있는 수만명 탈북자들도 곧 위험에 처한다. 이들을 위해 캠페인에 동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강원래·낸시랭·진미령이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세계 시민에게 전하는 호소문'을 낭독, "탈북자가 북송되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배고파서 고향을 떠난 행위가 처형당할 죄인가. 탈북자를 위해 울어달라. 특히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북송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박상민·장혜진·노사연·이무송·박완규 등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졌고, 연예인과 청소년 합창단이 마지막으로 영화 '크로싱'의 주제곡 '크라이 위드 어스'를 합창했다.

크라이 위드 어스는 앞으로 국내 연예인은 물론 아시아·유럽·미국의 연예인과 연대해 이날 콘서트를 일회적 행사로 끝내지 않고 국제적인 콘서트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바른사회대학생연합도 이날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북자들을 북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법적·인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탈북자들이 강제송환되면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고통과 죽음뿐"이라며 "사지임을 뻔히 알면서 이들을 북으로 보내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적 박해와 생존권의 위협에 내몰려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는 탈북자는 국제법상 엄연한 난민"이라며 "중국은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고통을 인정하고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에 걸맞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회견에 참석한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은 "오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탈북자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발급하는 쪽으로 적극 움직이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여행증명서를 발급한다는 것은 탈북자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한다는 뜻이고 이들이 대한민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라며 "이는 탈북자 정책의 획기적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또한 이날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탈북난민 북송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탈북자 문제가 학생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판단에 따라 5일 중국대사관에 탈북난민 북송 중단 촉구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