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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협 전산장애… 회장은 북한탓, 은행장은 월말탓

농협은행이 인터넷 뱅킹이 안되는 등 전산망 장애가 또 발생해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고객들의 대량 이탈이 염려된다.

이런 가운데 경영진부터 서로 네탓으로 떠 넘기기 바빠 농협은행 분리 이후 농협중앙회 시절의 나쁜 구습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다.

농협은행 인터넷뱅킹은 30일 오후 3시께부터 6시 30분 까지 접속장애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고객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아무리 월말이라지만 이체 한건에 30분이나 걸린다"면서 "농협 인터넷뱅킹 너무 한거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 B씨는 "농협이 또 인터넷뱅킹에 문제가 있네요. 이번에도 북한소행 인가요?"라는 글을 올려 반복되는 전산장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은행 관계자는 "월말과 근로자의 날 휴무가 겹쳐 한꺼번에 인터넷 접속이 몰리는 바람에 전산망 과부하가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4월, 18일간이라는 최악의 전산사고를 일으킨 농협은 당시 중앙회장이 북한소행으로 결론내면서 잊혀지는 듯 했으나 그 다음달 19일에도 인터넷뱅킹과 대출실행 등이 3시간40분 동안 일부 전자금융시스템이 먹통됐다.

또 그해 12월2일 인터넷뱅킹과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4시간정도 중단된 후 하루만인 3일에도 25분간 인터넷뱅킹과 현금자동입출금기,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고객 900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3일 오후 7시24분부터 52분까지 28분동안 농협 전산망이 작동치 않아 NH체크카드 승인이 멈췄고, 체크카드 고객들의 현금인출 서비스도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경영진들이 그때 그때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린다는 데 있다.

전산망 과부하는 엄연히 매커니즘을 손보면 해결할 수 있다. 또 해킹도 요즘에는 하도 흔해서 몇몇 카드사도 해커들을 고용, 잘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의 조직개편이 잦아 내부가 어수선한 틈을 타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내부조직부터 추스리는 일이 이 같은 사태를 막는 근본 처방이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