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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 “어린 시절 미술 신동, 스크린에 그림을 그리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다큐멘터리 3부작 <거장- 한국 최고의 흥행 영화감독>의 마지막,  김지운 영화 감독 편이 3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등을 만든 김지운은 장르를 막론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감독.
 
1998년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한 영화 감독 김지운은 코믹 호러극, 스포츠 코미디(반칙왕), 호러물(장화, 홍련), 액션 느와르(달콤한 인생), 웨스턴 무비(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하드 고어 스릴러(악마를 보았다) 등 창의적인 발상으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배우 송강호 역시 NGC <거장>을 통해 “김지운 감독의 시나리오는 신선하고 획기적이다”라며 그의 창의력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영화의 시작은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600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한국판 서부 영화의 가능성을 연 영화 ‘놈놈놈’ 역시 감독이 외국 여행 도중 끝없이 펼쳐진 벌판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영화. 김지운 감독은 “무엇에 홀린 듯 20분 정도 걸었다. 그 순간 확 트인 벌판을 미친 듯이 달려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바로 놈놈놈이 됐다”며 대작의 시작이 ‘공간’에서 나왔음을 밝혔다. ‘놈놈놈’은 1930년대 무국적의 광활한 만주벌판을 무대로 질주하며 보물지도를 찾아 쫓고 쫓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지운 감독이 공간에서 영화의 시작을 찾아낸다면, 영화의 끝은 ‘이미지’로 완성된다. 김지운 감독은 “스크린에 나오는 이미지는 언어로 바뀐다. 화면에 나오는 오브제 하나하나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며 그가 작품의 영상미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를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장화, 홍련’에서 제작비의 삼분의 일 가량을 미술에 쏟아 부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그림 연출을 했을 만큼 남다른 감각을 소유했다. 그는 “3, 4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미술을 하진 못했다”며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그림에 대한 열정이 스크린을 통해 구현되고 있음을 전했다. 영화 ‘장화, 홍련’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임수정은 “김지운 감독님 하면 세트장에 쭈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소품용 피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며 감각적인 화면을 위한 감독의 노력을 알렸다.
 
한편 NGC <거장>은 김지운 감독의 헐리우드 데뷔작인 ‘라스트 스탠드(Last stand)’의 미국 현지 촬영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라스트 스탠드’는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인공을 맡은 현대판 서부극으로,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김지운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제작 현장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