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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우리는 한 민족이다"…독어로 통일 강조

통일 구상 밝히는 박 대통령
통일 구상 밝히는 박 대통령

(드레스덴<독일>=연합뉴스) 신지홍 김남권 기자 = "Wir sind ein Volk(뷔어 진트 아인 폴크)! 우리는 한 민족이다."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독일 통일의 상징도시인 드레스덴의 명문대인 드레스덴공대에서 짧은 독일어 한마디로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드레스덴공대의 뒬퍼 강당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연설 말미에 이같이 독일어로 말한 뒤 "통일 직후 동서독 주민들이 하나되어 부른 뜨거운 외침이 평화통일의 날, 한반도에서도 꼭 울려 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검은색 학위복을 입고 파란색 머플러를 두른 박 대통령은 한스 뮐러 슈타인하겐 드레스덴공대 총장으로부터 학위증이 들어있는 기다란 원형 나무통을 전달받은 뒤 연단에 섰다.

학위수여식에 앞서 마지막 동독 총리를 지낸 로타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가 축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삶과 정치철학, 학위 수여 배경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원고지 61장 분량으로 23분 동안 진행됐다. 연설은 국내에도 지상파·종편 등 12개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됐다.

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는 '북한'으로 45차례나 언급했다. 이어 '통일'을 34차례, '한반도' 23차례, '평화' 16차례, '협력' 13차례, '주민' 12차례, '자유' 8차례, '국민'과 '번영' 각 6차례 등이었다.

연설 도중 과거 한국의 경제발전에 독일이 도움을 준 것에 사의를 표하는 대목과 통일을 통한 한반도와 세계의 청사진을 제시한 대목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현지시간)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한 연설을 마친뒤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현지시간)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한 연설을 마친뒤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설이 끝나고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포함된 현악 4중주단이 우리 가곡 '금강산'을 연주했고, 박 대통령은 연주가 끝날 무렵 눈물이 고여 손으로 눈가를 만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이 대학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월10일 이 대학의 한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이 김재신 주독일 한국대사에게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독일 내 높은 평가를 감안해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방문이 결정되면 정치·법률 분야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희망한다고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은 대학 자문위원들이 박 대통령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수렴했으며, 한국 측이 수락할 경우 2월 중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를 공식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드레스덴시가 속해 있는 작센주의 바이만 연방대표가 김재신 대사에게 틸리히 작센주 총리 제안으로 드레스덴 공대 이사회가 박 대통령이 방문하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이어 지난 2월15일에는 정교수 15명 등 총 40명의 교수가 소속돼 있는 드레스덴공대 법학과 교수진은 만장일치로 박 대통령에게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1987년 대만 중국문화대 명예문학박사, 2008년 카이스트 명예이학박사, 같은해 부경대 명예정치학박사, 2010년 서강대 명예정치학박사에 이어 다섯 번째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는 틸리히 작센주 총리와 쾨팅 법과대학장 등 이 대학 교수진, 드레스덴시 정부·법조계 인사, 주요 기관장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드레스덴공대에서 유학 중인 한국학생 20여명 등 재학생 5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