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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곧 공식 입장 밝히겠다"…문제해결 돌파구 찾을 듯

삼성전자는 14일 자사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의심 논란과 관련, 이른 시일 내에 경영진의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준식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반도체 백혈병 가족 측 제안에 대한 삼성전자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의 중재 보상안 제안에 대해 경영진이 이른 시일 내에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에 대해 여러 채널을 통해 조사 결과와 보상대책 등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경영진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심 의원 측에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와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 등에 관한 제안을 해줬다"라며 이에 대한 '화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11일 제안서를 접수했고 이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면서 "삼성전자는 이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이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가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후문 앞에서 황유미씨 사진과 함께 서 있는 모습.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가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후문 앞에서 황유미씨 사진과 함께 서 있는 모습.

김 부사장은 백혈병 문제에 대해 "빨리 해결하려는 게 근본적인 입장"이라며 "날짜는 확답하기가 어렵지만 빨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만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그동안 보상대책 보도자료와 블로그를 통해서도 알린 적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 표명으로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등에 걸린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피해자 규제를 위한 결의안 발의를 추진 중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중재 제안에 대해, 삼성전자가 진지하게 검토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며 전향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주 심상정 의원이 피해자 구제 결의안 발의 계획을 밝혔다. 결의안에는 직업병 의심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사과와 보상,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화학물질 현황에 대한 종합진단, 관련 산업재해 인정 기준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지난 2012년 3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들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산재신청에 대해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지난 2012년 3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들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산재신청에 대해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심 의원 측은 이와 함께 삼성전자에 공식 사과와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 등을 공식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내놓겠다는 공식 입장에는 이 같은 결의안과 제안에 대한 입장과 함께 협상을 신속하게 타결짓기 위한 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입장 표명 계획을 전하면서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기본 입장을 구체화한다면 교착 상태에 빠진 반올림과의 실무 협상에도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