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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른 진전 없는 한중 FTA, 시진핑 방한으로 탄력 받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3일 방한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쟁점인 농수산물을 비롯한 상품시장의 개방 수위를 놓고 양국의 실무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연내 타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국은 2012년 5월 첫 협상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1차례 공식 협상을 했다. 2013년 9월 7차 협상에서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관세 철폐)에 합의하며 1단계 협상을 끝냈다.

올해 5월 11차 협상까지 진행된 2단계 협상에서 양측은 품목별 시장개방 범위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한국은 중국에 석유화학·기계 등 제조업,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의 조기 개방을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농수산물 시장의 무역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맞섰다. 한국은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 조업문제도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거부하고 있다.

공정거래 등 경쟁 관련 규범, 전자상거래, 통관절차 등 몇가지 분야에서는 협상에 진전을 이뤘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가능한 한 연내 타결을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는 중국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지렛대로 FTA만한 수단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 FTA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자 자국에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보완대책을 세우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현안 브리핑에서 "서로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지만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KB투자증권은 1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화학과 기계 업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관세율이 현저하게 낮아져 국내 수출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정밀화학 등의 대(對)중국 수출이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FTA가 발표되면 향후 5년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1.25% 늘고 후생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3일 보도를 통해, 올해나 내년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하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척시키는 방안과 함께 평화헌법을 재해석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우려를 의논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