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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이시아 여객기 격추, 비난 공세에 고립되는 푸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에게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지목된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푸틴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캐머런 총리는 "사고기가 우크라이나 반군 점령 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격추된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잔학 행위의 책임자 색출과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가 6천m 상공에서 반군에 격추되자 러시아가 반군에 새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했거나 반군이 앞서 지원받은 구형 시스템을 수리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가 20일 러시아가 반군에 무기를 여전히 공급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사태에 대한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많은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와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러시아에 비난공세를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는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간이 없다. 당신이 정말로 도울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뤼테 총리는 또 "네덜란드 국민은 희생자의 시신이 들판에 내버려져 있는 사진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자국민 27명을 잃은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러시아에 현장 접근 허용을 압박하기로 결의했다.
해먼드 외무장관이 BBC와 인터뷰에서 22일로 예정된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문제를 논의할 것임을 예고하면서, 푸틴은 국제질서 반기를 든 그간의 행보를 접고 수세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희생자의 시신 수습과 블랙박스 회수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약속을 했다고 네덜란드 공보처(RVD)가 전했다.

RVD 대변인은 "사고 현장의 자유로운 출입을 요구하는 한편 시신을 실은 열차와 블랙박스 넘기는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