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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 새는 국고보조금 비리, 척결 안되는 이유?

[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정부가 비리와 부패가 만연한 국고보조금 관리 실태를 점검해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지난해 부정하게 사용된 국고보조금은 1천7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사건까지 더하면 실제 비리 규모는 정부 집계보다 훨씬 크다.

사실 국고보조금 비리는 매년 반복되어 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대규모의 국고보조금을 편성하면 많은 사업자들은 관련 비용을 부풀리거나 허위서류를 만들어 보조금을 청구하고, 사업과 무관한 개인용도로 쓴다. 부정 수급에 대한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등 담당 공직자는 이를 묵인하거나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채 돈을 내주는 식의 반복이고,  정부는 비리를 적발하는 노력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근절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국고보조금
이나 정부출연금을 '눈 먼 돈', '임자 없는 돈'이라고 보는 일부사업자들의 도덕 불감증에서 비롯된 결과다. 하지만, 그동안 비리를 근절하지 못한 정부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도 많다.

국고보조금을 집행하는 공직자들이 자신의 돈처럼 철저하게 따지고 챙기고 관리하지 않는 한 돈이 줄줄 새는 것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기존의 관행이 보조금 비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정부가 느슨하게 관리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조금법의 벌칙 조항이 너무 약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회 자문기구인 '법정형정비 자문위'는 보조사업의 내용을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거짓 보고를 한 사람 등에 대해 ‘1천만원 이하' 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보조금 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을 징역형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런 의견을 참고해 해당 법정형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 대표발의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고보조금과 정부출연금 비리와 관련된 공직자나 업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