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다음-카카오 합병에 네이버 '긴장'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검색 시장 점유율 70%대로 20%인 다음에 압도적 우위에 서 있는 네이버가 다음과 카카오 합병 소식에 앞으로 카톡 뉴스로 관심이 쏠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27일 다음과 카카오가 27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이 주주총회는 양사의 합병을 위한 마지막 법적 절차로서, 양사 모두 합병을 승인함에 따라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10월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업계는 콘텐츠가 풍부한 다음과 탄탄한 모바일플랫폼을 지닌 카카오가 합칠 경우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증권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시가 총액을 약 9조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고, 업계에서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 직원 20% 가량이 네이버 출신이라는 점도 네이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도 네이버를 더 잘 아는 사람이 김 의장 등이다. 그런데 우리는 카카오가 어떻게 진화할지 상대가 우리를 아는 만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27일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다음과의 합병을 승인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IT모바일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카카오의 잠재력은 이미 게임에서 입증됐다. 지난해 카카오 전체 매출 2천108억원 중 게임에서만 1천605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대비 게임 매출은 536% 신장했다.

카톡 게임은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위권 내와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각각 7개씩 포진해 있다.

또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 중 광고분야는 284억원으로 이제 시작에 불과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최관순 애널리스트는 “PC시장에서 고착화된 네이버와 다음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전이됐다"면서 "그러나 다음과 카카오가 합치게 되면 모바일 광고시장에서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내달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 간편결제 등 금융 서비스에 이어 뉴스 매거진 서비스, 콜택시 사업 등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의 시가 총액이 약 26조원으로 다음카카오의 2배가 넘지만,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거대 모바일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는 점에서 네이버가 주도해온 국내 인터넷 기업의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