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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군, 전선 확대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반군이 동부 도네츠크, 루간스크 지역에 이어 남부 해안 도시인 노보아조프스크로까지 세력을 확대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올렉 시도르킨 노보아조프스크 시장은 친러 반군이 지난 사흘간 도시를 집중 포격한 끝에 27일(현지시간) 탱크와 장갑차 수십 대를 몰고 노보아조프스크에 진입했다고 AP통신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시도르킨 시장은 반군이 도시 진입 전에도 인구 1만2천 명의 소도시 노보아조프스크에 10여 발의 포격을 가했으며 이 포격으로 최소 4명의 시민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군이 노보아조프스크에서 서둘러 퇴각했다고 전했다. 반군은 노보아조프스크 북쪽 인근의 7개 마을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와 관련, 반군이 노보아조프스크를 장악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노보아조프스크 외곽에 진입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노보아조프스크는 그동안 반군이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온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남쪽으로 각각 120km와 230km 떨어진 곳이다.

아조프해 연안에 있는 노보아조프스크는 러시아 국경까지 거리가 불과 10㎞ 밖에 되지 않는다. 이곳은 러시아에서 마리우폴을 거쳐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어 향후 아조프해 전역을 장악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750㎞ 이상의 해안을 빼앗긴 상황에서 반군의 남부 요충지 장악으로 250㎞에 달하는 해안을 추가로 잃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군은 반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마리우폴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노보아조프스크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마리우폴 지역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했다. 전날 마리우폴 외곽에 참호를 마련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정부군 1개 여단이 마리우폴 공항에 도착했다.

그동안 러시아가 반군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의 남부 진출과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그 배경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러시아와 접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국경을 넘어와서 노보아조프스크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반군이 자신들의 거점 지역인 도네츠크나 루간스크에서 노보아조프스크까지 내려오려면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 국경을 통해 진입했을 가능성이 논리적으로 더 설득력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집중 공세로 붕괴 위기에 몰린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분리주의 반군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남부 지역에 새로운 전선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반군 지원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완화하고 국경 지역을 감시하는 데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메르켈 총리 대변인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영토에 러시아군이 나타났다는 보도에 대해 러시아가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4주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천200명에 달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양측 교전으로 인한 총 사망자는 아동 23명을 포함해 2천22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