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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3조원 한전부지 쟁탈전 개막…현대 "총력 다할 것" vs 삼성 "검토 후 결정"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한전이 29일부터 내달 17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천342㎡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현재 막강한 인수 후보로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이 부지는 서울 강남의 중심지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옆에 있어 규모와 입지 면에서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한전은 현재 부지 감정가로 3조3천346억원을 제시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주인이 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개인이나 법인, 컨소시엄 등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외국계 기업에는 일부 제한을 뒀다.

이 중 현대차그룹은 7월 17일 한전이 이사회에서 경쟁입찰 방식의 매각 방침을 결정하자마자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또 29일 현대차는 한국전력 본사부지 입찰 공고와 관련해 “한전부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 이라고 밝히며 “한전부지를 서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그룹은 “입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입찰 참여의 득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역과 연계해 '삼성타운'을 만들 수 있고 유무형의 개발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업체로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뤼디그룹, 세계적인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프랑스의 대형 건설업체 브이그 등이 거론되지만 참여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컨벤션센터의 건설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강남 한복판에 카지노 허가가 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또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자본이 인수한 뒤 되팔아 차익을 챙기고 떠나는 ‘먹튀’ 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전은 이에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이 대표 입찰자이면서 지분율이 50% 이상인 컨소시엄에만 외국자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울시는 한전 본사 부지를 포함해 강남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 전시, 관광, 문화엔터테인먼트 등을 아우르는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도시계획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