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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중공업에 '부담' 우려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삼성그룹의 중공업·건설부문 계열사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 비율은 1:2.36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합병이 '해양 플랜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본이 취약했던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안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삼성중공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 측은 연매출 24조원 규모의 회사를 탄생시킬 양사의 합병이 외형 확대뿐 아니라 ‘플랜트 제작’ 과 ‘설계 분야’에서 강점을 통합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고, 전문가들도 장기적으로 두 회사가 ‘해양 플랜트’ 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자 한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 플랜트의 상부 설계에 취약해 잦은 설계 변경을 이어왔다”며 "엔지니어링 역량을 지닌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자본·실적 면에서 고전을 이어온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경영 여견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용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자본이 취약했던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선 규모가 큰 그룹사에 편입되면서 경영상 안정성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엔지니어링에는 긍정적이지만 삼성중공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을 삼성중공업이 떠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삼성중공업의 실적도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도 거의 바닥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삼성물산은 단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다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가 많았다.

박 연구원은 "두 기업 모두 실적 우려감을 안고 있는 데다 해양 플랜트 부문의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익이 정상화되려면 업황 개선이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사업 중 겹치는 부분이 미미하다"며 "중동 해양공사에서 건설·조선사가 함께 투입되는 프로젝트들이 있지만 막상 이러한 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