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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이재용 시대 '가속' ?

[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으로 삼성그룹 내 건설 부문 통합작업이 개시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과 1 대 2.359의 비율로 합병하는 법인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2.5%를 보유하게 된다.

그룹 내 계열사 중에선 2대 주주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제일모직이 4.19%의 지분을 확보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갖고, 삼성생명(2.47%) 삼성물산(2.27%), 삼성전기(1.69%) 순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곧바로 합병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일시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중간 절차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전자와 금융, 건설, 부품소재 등 분야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여 사이에 미국, 유럽, 중국 등지로 세 차례 출장을 소화하고, 올림픽 후원 계약 연장에 합의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함으로써 사실상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 삼성은 M&A 영역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M&A전략으로 신사업 개척에 나서는 등 전통적인 대처 방식과 다른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한 다음 절차로 그룹 내 건설 부문을 모두 합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룹 내 건설 부문을 모두 합쳐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아래에 있는 전자 산하에 두는 것이다.

오진원 KTB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은 흩어져 있는 사업부문별로 일원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며 "건설 쪽도 2∼3년 안에 합병이나 분할 등을 거쳐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분리한 상사부문과 호텔, 오락산업, 식음료, 화학 등을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