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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입찰 마감…삼성전자·현대차 2파전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17일 삼성전자가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인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했다. 상세한 내용은 내일(18일) 결과가 나오면 자료를 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오후 4시 입찰 마감 직후 "입찰에 참여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찰 금액 등 다른 정보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고, 다른 계열사와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또 이번 입찰에는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삼성생명[032830], 삼성물산[000830] 등 다른 계열사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삼성전자가 단독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입찰의 주체는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한전부지 입찰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대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최근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어 한전 부지 투자가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과거 위기 때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혁신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비춰 이번 사업을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사내이사들이 참석하는 경영위원회를 열어 한전부지 입찰에 참여한다는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진행된 이날 입찰에서 마감 직전에 온라인으로 입찰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전력[015760]은 지난달 29일부터 진행해 온 서울 삼성동 부지 입찰 절차를 17일 종료했다. 입찰 결과는 18일 오전 10시 응찰자들의 제출 가격 등을 비교하는 '개찰' 절차를 밟은 뒤 곧바로 발표된다.

이번 입찰은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을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응찰자가 1곳 이하이면 입찰은 무효화되고 수의 응찰자들이 예정가격 이상의 금액을 써냈다면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응찰자가 낙찰자로 발표된다. 또 부지 감정가를 웃돌 것으로 보이는 예정가격은 공개되지 않으며 한전은 개찰 전까지 입찰 참가 업체들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부지 인수전은 사실상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2파전 양상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삼성전자가 입찰 참여를 밝힌데 앞서 일찍이 부지 인수 의향을 밝힌 현대차그룹은 이날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그룹 주력 3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가짐으로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낙찰자는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감정가만 3조3천억원대에 이르는 부지의 새 주인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