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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실적 바닥 찍었나

현대·기아차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원화 강세와 파업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실적 악화의 폭은 예상보다 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000270]는 올해 3분기에 작년보다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지만,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차[005380]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천487억원, 기아차는 5천666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각각 18.0%와 18.6% 급락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동기 9.7%에서 7.7%로 떨어졌다.

3분기 중 원·달러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1천26원)으로 하락하면서 자동차를 팔아 원화로 환산한 돈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생산 비중이 현대차보다 훨씬 낮은 기아차는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컸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생산차질이 빚어진 점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와 증권업계는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는 환율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임금협상 등의 변수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이원희 사장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4분기에는 환율 반등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근을 해 생산차질을 만회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5만9천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내년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산업수요는 작년보다 3.3% 증가한 8천370만대로 예상했으며 내년에는 4.2% 증가한 8천720만대로 전망했다.

국내외에서 출시를 앞둔 신차들이 줄줄이 대기한 점도 실적을 끌어올려 줄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달 말 준대형급 세단 아슬란을 필두로, 11월에는 LF[093050]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1.6 터보 엔진을 장착한 LF쏘나타를 출시한다. 중국과 유럽시장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25'와 해치백인 신형 i20가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4분기에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를 해외시장에서도 본격 출시하고 판매 증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최근 중국 3공장에 중국 전략형 신차 K4를 투입해 가동률을 크게 높임으로써 당분간 중국 판매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 신흥국의 정치·경제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이 대대적인 판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도 현대·기아차가 넘어야 할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