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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40~50대 은퇴때 가계부채 더욱 심각"

현재 부채 비중이 큰 40~50대가 은퇴하는 10∼20년후에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계부채가 40~50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는 전체 부채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40대인 가구는 32%를 보유 중이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대부분을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많은 중장년층 가구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가계부채의 상환 능력이 양호함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이 은퇴하는 시점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즉 40~50대에서 부채를 줄이지 못하고 은퇴하면 소득이 급감해 부채 상환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령층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보유자산 비율도 낮았다.

특히 한국의 가계대출은 은퇴연령이 가까워지면서 상대적으로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일시상환 방식의 계약구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계약기간이 3년 이하인 비율은 18%, 만기 일시상환 계약방식은 30% 비중이다. 반면 미국은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계약기간 30년 이상 비율이 64%에 이르고 일시상환 계약방식은 0.08%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대출구조를 장기·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고 차주의 미래 소득흐름도 감안하는 방향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개편해야 한다" 고 제안했다.

또 자산 유동화 시장을 활성화하여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임금피크제 등을 통해 고령층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재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