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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가는 미국-중국·유럽 경기, 국내 증시 ‘갈팡질팡'

국내 증시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있는 미국과는 달리 중국과 유럽연합(EU)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930∼1,96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0월 초 2,000선이 무너진 이후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국내 증시에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는 미국 경기의 호조는 긍정적인 재료다.

미국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2009년부터 이어온 양적완화를 지난달 끝냈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이어갔다.

간밤에도 고용지표가 좋게 나온 것은 물론 주택판매, 물가 등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이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처럼 최근 미국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국내 증시까지 온기가 미치지 않고 있다.

부진한 중국·유럽 경기가 국내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1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50.0)는 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7.3%로 2009년 1분기(6.6%) 이후 5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단기적인 부양보다 장기적인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실물지표 부진이 이어지는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유럽도 상황이 좋지 않다.

전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제조업, 서비스업 PMI가 모두 예상치를 밑돌면서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일본의 엔화 약세도 국내 수출주에 꾸준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가 엇갈리면서 최근 국내 증시에선 지수 변동성이 크지 않은 채 종목별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

호재와 악재의 혼조 속에서 그나마 외국인이 최근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은 위안거리다.

중국의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 시행으로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지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기우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순매수액도 각각 2천410억원, 3천756억원, 3천863억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우려를 불식시키며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갔다"며 "발표를 앞둔 증시 활성화 방안과 연말 배당, 미국 쇼핑시즌 등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