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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어 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 사퇴’…왜?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KB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이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

KB금융에 이어 국민은행 사외이사의 전원 사퇴 결정은 이달말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승인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모양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15일 오전 윤 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향후 거취에 관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은행 측이 전했다.

국민은행은 “사외이사들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구성되면 그때 각자의 임기와 상관없이 모두 사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간담회에서 회장과 사외이사진은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은행 오갑수 사외이사는 지난 9월말 임기 만료를 맞아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고 물러났으며, 박재환 사외이사도 지난달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현재 국민은행 사외이사진은 김중웅, 강희복, 송명섭, 조인호 사외이사 등 4명이 남았다. 이 중 김중웅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의장직을 사퇴하면서 내년 4월 임기 만료 전까지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 측은 이들이 내년 주총 때까지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신임 사외이사를 선출하기까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 KB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 전원도 내년 3월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안건을 처리하기에 앞서 KB의 강력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적 청산은 과거에 문제가 있었던 인사들이 책임을 지는 차원일 뿐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명확한 제도적인 개선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라면서 “KB가 납득할만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가져와야 LIG손보 인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극심한 내분을 보이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사외이사에게 책임을 지우고 향후 유사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없애는 제도 개선안까지 가져와야 LIG손보 인수를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