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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40달러 돼도 휘발유 ‘1300원대’…절반이 세금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중동산 석유의 기준유종인 두바이유가 올해 1월 배럴당 104달러에서 18일 현재 55달러로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감산불가 방침을 고집하면서 국제유가는 50달러대 중반, 나아가 4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1월 ℓ당 1800원대였던 국내 휘발유 값도 반 토막이 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40달러가 돼도 우리 휘발유 값은 ℓ당 1300원대에 머물 전망이다.

18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는 ℓ당 1646원이고, 1500원대 주유소는 3800여개, 1400원대 주유소는 28곳이다.

소비자들은 "휘발유 값을 왜 더 빨리 내리지 않느냐" 고 아우성이지만, 세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휘발유 판매가 1685.7원 가운데 세금이 약 900원으로 53.3%를 차지했다.

보통휘발유의 유류세는 교통세 529원이 고정이고,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로 구성된다.

환율을 달러당 1100원, 유류세 등 각종 세금을 현재 시점에 맞춰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두바이유 가격이 40달러이면 국내 휘발유 값은 1387원이 나온다.

국제 유가가 치솟아도, 바닥으로 떨어져도 세금이 고정돼 있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유소 업계에서는 "우리가 세금 징수기관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주유소협회 정상필 이사는 "휘발유 값에 세금비중이 절반을 넘다 보니 우리가 내린다고 내려도 소비자들은 만족하질 않는다"며 "지금 같은 때에는 차라리 주유소 영수증에 세금을 명시하자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