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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뷰’ 개봉해야” 후폭풍…북・미관계 냉각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19일(현지시간) 영화 ‘인터뷰’ 를 제작한 소니 픽처스 해킹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그간 해빙기류가 점쳐졌던 북·미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송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해킹 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면서 북한의 테러 위협에 따라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한 소니에 대해 "실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 적절한 장소, 시간, 방법을 선택해 대응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언론 성명을 내고 "소니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극장과 관람객들을 향해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가한 북한을 규탄한다"며 "고립된 정권이 국경을 넘어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예술가들의 창의적 표현을 말살하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케리 장관이 지난해 2월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북한을 이처럼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례적 대응' 을 공언하고 백악관과 국무부 등이 이번 사건을 '심각한 국가안보 사안' 이라고 규정한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건에 대한 응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영화의 극장 개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화제작자·감독·배우들은 수정헌법 1조에 규정된 예술·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북한의 테러 위협에 맞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영화감독조합(DGA)은 이날 성명에서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이 영화를 상영해 외부 극단주의자들에게 결코 겁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면서 "우리는 조합 회원이자 영화를 감독한 세스 로건과 에반 골드버그를 지지한다"고 했다.

영화배우 조지 쿨루니는 데드라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에이미 파스칼 소니 픽처스 공동 대표는 영화 개봉을 원했다” 면서 "모든 사람들이 영화를 꼭 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위협에 굴복해)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상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숀 펜도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한 결정은 역사적 사건" 이라며 "이 결정은 장기적 안목보다는 단기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졌다고 본다" 고 밝혔다.

한편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취소는 실수" 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판에 반발하면서 다른 플랫폼으로 영화 ‘인터뷰’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화계에서는 소니 측이 영화 '인터뷰'를 VOD(주문형 비디오 시스템) 형태로 방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