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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봉취소 후폭풍…영화공개 대안 '봇물'

북한의 강한 반발과 테러 위협 속에 소니픽처스의 영화 '인터뷰' 개봉이 전격 취소된 뒤에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배포를 주장하는 쪽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장과 대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분위기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비디오게임 '위대한 지도자!'(Glorious Leader!)를 개발 중인 제프 밀러는 '인터뷰' 개봉 취소 이후 어느 때보다도 의욕에 넘쳐 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게임은 김정은 위원장을 권총을 찬 채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을 타고 다니는 인물로 묘사한다. 미국 내 논란을 뚫고 방북을 강행했던 전직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 게임은 평양, 백두산을 배경으로 하며, 소니픽처스의 야외촬영장도 추가할 계획이다.

밀러는 게임을 PC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며, 개발 완성을 위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5만5천달러의 기금 모금도 시작했다.

밀러는 "플레이스테이션 공급 문제를 논의하려고 지난 10월 접촉했을 때 소니사가 관심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소니에 다시 연락하려면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나 해커들로부터 어떤 위협도 받지 않았다는 그는 “게임에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멋진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반발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연금술사' 작가 파울루 코엘류는 '인터뷰' 저작권을 10만 달러에 넘겨주면 자신의 블로그에 무료 공개하겠다고 제작사 소니에 제안했다. 개봉 취소 결정에 대한 항의의 뜻이다.

코엘류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직 소니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 당신들(소니)은 제작비의 0.01%를 회수하고, 나는 테러 위협에 '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19일 AP통신 인터뷰에서 "사회가 익명의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소니에 대한 해킹은 우리 모두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밋 롬니 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겸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도 트위터를 통해 "'인터뷰'를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무료 배포하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뷰'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된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 장면이 한때 유튜브에 공개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8일 유튜브에 올라와 여러 시간 노출됐고, 유튜브는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영상을 삭제했다.

당사자인 소니픽처스도 개봉 취소가 실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판에 반발하면서 다른 형태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주문형 비디오(VOD)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하나인 넷플릭스는 "우리는 사실상 모든 네트워크와 영화사에 열려 있다"면서 '인터뷰' 문제를 공개적으로 토론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인터뷰' 상영 취소 등 이번 사태로 인한 소니의 손실액이 5억달러(약 5천497억원)에 이를 것으로 AFP통신이 전문가를 인용해 전망했다.

제작비와 유통 비용만 7천500만달러, 입장료 손실분도 수억 달러에 달하며, 해킹당한 컴퓨터 시스템 복구비, 소송이 진행 중인 개인정보 유출 보상비용 등을 합치면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소니는 최근 해킹으로 4만7천여명의 직원 신상정보와 내년에 개봉할 제임스 본드 신작영화 '스펙터'의 대본 같은 비밀 자료가 유출되는 피해도 입었다. 이날까지 전직 소니 직원 4명이 소니를 상대로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봤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사이버보안 업체 SSP 블루의 헤만슈 닉엄은 "'인터뷰' 영화를 둘러싸고 불붙은 논쟁을 감안하면 정상 개봉했으면 극장 수입만도 엄청났을 것며, 해킹 피해 복구에도 매우 큰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