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꿈의 ‘1조원클럽’ ① 삼성전자] 23兆 넘는 투자로 ‘성장의 선순환’ 구축

『조(兆)단위 이익을 낸다는 것은 모든 기업의 꿈이다. 그렇기 때문에 순이익 1조원 돌파, 즉 ‘1조원 클럽’ 가입은 개인으로 치면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3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1조원 클럽 멤버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더블딥 우려, 중국경제의 둔화 조짐 등 여러 대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업들은 놀라운 실적을 쏟아내고 있어, 1조원 클럽 가입기업은 올해 20여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자·정보통신에선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상반기에 선전했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선전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철강업계에선 포스코의 선전이 눈부시다.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이 3조원에 육박할 것인가가 초점이다. 올해 가장 주목 받는 회사 중 하나인 LG화학과 SK에너지의 실적도 기대를 모은다. 본지는 해당 기업의 심층 분석으로 ‘꿈의 1조원 클럽’ 시리즈 게재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K-IFRS(국제회계) 기준 영업 실적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 영업이익율 12% 이상을 달성하며 2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반도체의 월등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둔화우려, 반도체 LCD 사이클 하강우려, 시스템 사업(TV, 휴대폰)의 경쟁격화 우려 등을 효과적으로 극복한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는 더욱 공고해 질 전망이다. 멀찌감치 앞서간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 및 공격적 투자, 갤럭시S를 앞세운 빠른 스마트폰 시장 점유확대, LED·3D TV 등 프리미엄 제품확대 효과가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휴대폰, TV 등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등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며, 10년간(2001~2010년) 연결기준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14.2%, EBITDA(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로) 증가율이 17.5%에 이르는 등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0년 글로벌 브랜드 가치 100대 기업’ 중 삼성전자는 19위를 차지했으며, IT 기업 중에서는 5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 성장 이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눈부신 약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단지 과거의 고성장을 근거로 삼성전자를 지속성장 가능 기업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기업의 미래 성장 척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설비투자와 R&D투자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는 각 부문별 글로벌 수준 대비 월등한 규모의 CAPEX(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와 R&D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재원을 충당,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는 등 초우량 재무구조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23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천문학적 설비투자 및 R&D투자는 성장의 선순환고리로 연결됨은 물론,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효자사업은 역시 반도체 사업부문이다.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예상보다 급격한 디램(DRAM) 및 낸드(NAND)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높은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적인 성장률을 통해 출하량 증가 및 공정 기술 격차를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매출액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2.5% 이상 증가하며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하게 순현금 상태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업황 악화로 경쟁사들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설비투자 확대가 가능하다. 특히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컨슈머 DRAM 등 특수 DRAM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점도 DRAM 시장 지배력 강화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08년까지 25% 내외에 머물렀던 DRAM 시장점유율은 2011년 38%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신 사업부문은 최근 삼성전자의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급부상했다. 통신 사업부문은 갤럭시S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전분기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브 및 보급형 스마트폰 공급을 통한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4분기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국내시장에서만 총 133만1천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 54%를 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역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야심작 갤럭시S다. 갤럭시S는 출시 7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출시 3개월 만에 130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휴대폰 시장의 판매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 동안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갤럭시S 출시를 통해 그 역량을 검증 받았다. 이에 따라 4분기에는 제품 Mix 개선을 통해 스마트폰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고가의 갤럭시S 시리즈, 중가의 안드로이드폰, 웨이브 등 바다 OS를 활용한 저가 스마트폰으로 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 LCD·디지털미디어, 4분기에는 반등 노린다

LCD 및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문은 전반적인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가들의 경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TV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미미했고, 신학기 개인용 PC의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문의 실적 악화로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LCD 사업부문도 패널 가격의 급락으로 이전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CD 및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문은 4분기에도 어려운 영업 환경에 처해있으나,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의 추가 하락으로 반도체 사업부문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메모리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 및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월24일, 삼성 특검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뗀 지 23개월 만에 회장직을 복귀하며 “앞으로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며 삼성의 위기를 거론했다. 그의 이 말은 단순히 훈계에 그치지 않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로 이 회장이 택한 길은 투자와 신사업 진출이었다. 이 회장 복귀 후 삼성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과 신사업 진출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경영복귀 한 달여 만인 지난 5월 신사업 추진 사장단 회의에서 이 회장은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친환경·건강증진 분야 5개 사업에 총23조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투자로 삼성그룹은 5개 신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50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고, 이 과정에서 4만5000명의 고용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이자,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반도체 사업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을 찾아 반도체와 LCD 분야 등에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전략을 함께 발표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역시 오너경영체계의 강점이다. 전문인 경영체계와 오너경영체계를 두고 경영 효율 저울질이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삼성전자는 오너경영체계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으뜸 사례로서 손색이 없다.

이 회장이 밝히 바와 같이 삼성전자는 여전히 현재의 위치에 안주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다. 위기를 극복하고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한 삼성전자의 성장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