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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무법인 강산 토지보상, ‘보상자의 적극적인 자세 필요’

법률 분야에서 부동산 특히 도시개발 분야를 담당하는 변호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얼핏 보기에는 블루마켓으로 보인다. 하지만 블루마켓 시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김은유 변호사는 설명한다. 통상 변호사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보상금증액 재판이며 나머지 서비스들은 그야말로 공익활동이라는 생각을 갖기 않는다면 할 수 없는 분야라는 것.

하지만 그는 1995년부터 손실보상분야를 연구하고, 수많은 상담, 설명회, 재판을 담당하여 왔다. 물론, 한국수자원공사, 경기도시공사, 강원도개발공사, 오산시, 현대F&G 등 사업시행자의 고문변호사 경험도 가지고 있다. 토지 분야에서만큼은 ‘전문변호사’라고 자부하는 법무법인 강산의 김은유 변호사를 만나, 도시개발 보상의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들어봤다.

토지보상 전문가, 지식과 경험 겸비해야

불모지의 땅이었던 부동산 토지 보상분야에서 전문가로 자리 잡은 김은유 변호사는 연중 내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과 관련된 교육 뿐 아니라 고문변호사로서 직접 현장을 찾아가 상담하고 해결안에 대해 조언하고 있기 때문. 현재까지 그는 30여개도 넘은 대책위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 분야에서 열정적인 법조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변호사도 이익 추구집단이기 때문에 돈 안 되는 도시개발 분야에 뛰어드는 전문 법조인들이 많지 않다”면서 “개발현장에 가보면 이것저것 문제 상황을 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주민들의 감정이 격해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 상황을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한다. 쉬운 작업도 아니며 수익형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상담료를 받는다고 하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문 변호사에겐 영업성이 없어 보이는 분야의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 그. 서민들의 이주대책, 생활대책, 손실보상 등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법률적인 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대책을 강구하도록 돕고 있다. 그는 이 분야에서만큼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큰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는 “주민들에게 어려운 도시개발법률을 쉽게 설명하고 그들의 재정착률을 확대하는 것이 도시개발 관련 법조인으로서의 가장 큰 목표다.”라면서 “아직 도시개발사업이 법률적으로 풀이할 수 없는 많은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선진사례로 이러한 모순점을 풀어갈 것이다”라고 목표도 피력했다.

김 변호사는 행정소송 분야와 깊은 연을 맺고 있다. 그가 처음 변호사를 시작했던 1995년, 그는 한국수자원공사 고문변호사를 맡았고 그 이후 도로와 부동산 등의 수많은 행정소송을 접했다. 하지만 행정소송이 절대 쉬운 분야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행정절차 및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더 힘든 점은 바로 정보 입수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한다.

김 변호사는 “행정소송은 전문지식의 습득이 필요한 분야다. 행정소송에 있어서 처분청 공무원이 관련 변호사에게 ‘무엇을 아느냐’라는 핀잔을 하기도 한다. 기초지식도 없이 소송을 제기하고 변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라면서 “변호사도 처분청 공무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를 뛰어 넘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족한 자료를 입수하는 것은 변호사의 능력”이라면서 “관련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다양한 사실조회, 문서입수 등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협의보상, 적극적 대응 ‘중요’

김 변호사는 행정소송에 대해 개선되어야 하는 가장 큰 틀은 ‘설명의 의무’라고 설명한다. 그는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노인이 검사가 불러 의견을 들어주자 시위를 철회한 적이 있다.”면서 “행정서비스의 요체는 왜 그런 처분을 했는지 설명해주는 일이 가장 먼저되어야 한다. 토지수용분야를 보면 피보상자에게 보상가가 어떻게 산정되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고 협의에 응하라고 하기도 한다.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또한 “원주민들은 대부분 이런 법률을 처음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본 지식이 부족하고 사업 단계별 유의점을 파악하지 못해 실수하기 쉽다.”면서 “자칫 이런 실수가 큰 문제를 일으켜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으므로 관련 법규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보상은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007년 이전의 보상은 통상 사업시행자가 일방적으로 보상액수나 그 내역을 정하고 이를 보상대상자에게 통지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해왔으나, 행정복합도시, 탕정지방산업단지, 혁신 도시 등의 보상이 실시된 2007년부터 보상대상자가 보상액수를 정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그 내용에 따라 보상이 실시되는 방향으로 큰 흐름이 바뀌었다.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사업시행자와 보상대상자의 협의가 법보다 우선한다고 돼 있다.

김 변호사는 “이주대책, 생활대책 등의 협상도 정당 보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감정평가도 일괄평가, 현지조사 평가 등 2가지 이상의 평가방식을 요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공시지가보다도 훨씬 낮은 예상치 못한 저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협의보상의 중요성은 김 변호사가 강조 또 강조하는 사안이다. 그는 “수용재결, 이의재결, 재판 등을 통해 많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토지수용 분야에서는 행정소송을 해도 보상금이 증액되는 경우가 적다. 증액 시에도 증액 폭이 작다.”면서 “한번 보상금이 정해지면 10% 이상을 증액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5% 이상은 증액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따라서 최초의 보상금이 정해지기 전에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부동산 경기 악화시기에는 보상금액이 심하게 낮게 측정될 우려가 높다. 따라서 그는 사전에 선진 사례를 습득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행정복합도시, 탕정지방산업단지 대책위 등은 바로 그 모범보상 사례다.

지장물조사, 누락돼도 손해 없어

그동안 보상대상자들은 지장물조사에 당연히 응해왔다. 이를 참가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지장물조사에는 누락되어도 사진이나 비디오를 촬영해 놓으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그는 “지장물조사 의무는 100% 사업시행자에게 있고, 조사 잘못의 책임도 100% 사업시행자에게 있다.”면서 “지장물조사를 제대로 못하면 보상을 못하고, 보상을 못하면 소유권을 취득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업시행이 불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서는 보상자의 책임은 없는 것. 만일, 누락된 지장물을 무단 철거할 경우에는 형사상 재물손괴죄가 성립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 또한 피보상자가 사진, 비디오 촬영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마련해 놓는다면 사업자가 말한 시기에 즉시 이의제기를 하지 않더라도 추후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법 27조2항에는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의 내용이 진실에 반하는 것을 입증할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예외조건을 지정해 놓았다.

그는 이에 대해 “가장 좋은 방법은 지장물조사를 하기 전에 사업시행자와 모든 협상을 마쳐놓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업시행자가 주재하는 보상설명회 역시 보상자의 판단 하에 결정해야 한다. 먼저 설명회 자료를 요청하여 그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그는 덧붙여 “현 제도에서는 감정평가 결과가 10%의 차이가 나면 재평가를 하고, 국토해양부가 그 원인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다”라고 주장했다. 감정평가 결과가 10% 이상 차이가 나면 그 다음단계가 복잡해진다. 이 규정 때문에 감정평가사들이 서로 협의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따라서 감정평가기법의 발전은 요원하고 아울러 정당한 보상도 어려워지게 하는 악재를 낫게 된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원주민 ‘편’

김 변호사는 또 도시개발이 ‘개발’하는 것이므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과감히 ‘그렇지 않다’라고 주장한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만큼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는 것. 그는 “환경영향평가를 주민들의 힘으로 무산시키면 사업시행자는 열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민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꼭 기억해둬야 한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만큼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보상금 정보 공개 부분 역시 긍정적,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조언한다. 그는 “보상금을 숨길 필요가 없다. 숨기면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오히려 공개할 경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류부분만은 다르다. 사업시행자가 요구하는 서류는 무조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서류는 함부로 제출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유의점으로 수분양권 양도서류의 보관 부분도 지적했다. 보상대상자이기 때문에 수분양권 양도서류를 가볍게 보아 파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나중에 양도소득세에서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한다.

대책위 역시 중요하다. 그는 “사업을 진행해 가는 대책위가 잘못되면 큰 피해를 보니, 이를 역시 방관해서는 안된다”면서 “사심이 없는 대책위 구성이 필수적이다. 구성 후에도 대책위의 위원으로서 지속적으로 참여 및 감시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여 말했다.

정보 검색 역시 그가 강조하는 주의사항 중 하나다. 도시개발사업의 보상 관련된 부분은 수시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은 보상분야 만큼은 믿을 것이 못된다. 전문가라고 자청하는 이들마저도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브로커들도 역시 요주의의 인물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영업보상 컨설팅을 조장, 많은 브로커들이 허위 정보를 제공하여 사업자들을 어렵게 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각종 절차 문제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그는 특히 “도시개발 사업은 법이 확립돼 있지 않은 부분이 많으므로 각종 절차 문제를 주의 깊게 봐야 하며 관련된 유권해석도 잘 알아봐야 한다”면서 그 예로 도시개발법의 집단환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집단환지신청을 받게 돼 있었는데, 모르는 이가 태반이었다”면서 “문제는 집단환지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가 도저히 법이 풀 수 없는 모순점이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도시개발사업은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이후에 사업시행자가 지정된다. 과거의 도시개발업무지침에 따르면 개발계획수립 60일 전까지 사업자시행자가 집단환지에 대해서 토지소유자에게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계발계획수립 단계에서는 사업시행자가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즉, 동의를 받을 주체가 없게 된다.

다행이 이는 2007년 12월 도시개발업무지침을 개정해 사업시행자 또는 제안자도 받을 수 있게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그 이전에 조성된 조합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를 알고 있는 건설회사는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후 사업시행자지정과 실시계획인가처분에 시간이 걸리는 사이 집단환지에 대한 동의를 한번 받고, 60일후 실시계획인가를 받을 때 개발계획변경수립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60일전에 받아야 하는 제한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또한 개발계획수립이 제일 먼저기 때문에 그전에 받아야 하는 것인데 집단환지가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공격할 경우에는 꼼짝 못하게 된다. 10배를 달라고 해도, 속수무책인 것. 이런 도시개발사업 내의 모순점들을 파악해 두어야 역이용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그는 “토지소유자 뿐 아니라 사업시행사로 도시개발사업을 하는 이들도 정확치 못한 법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집행부의 자격, 정관도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법무법인 강산은 이러한 도시개발사업의 함정들을 따로 정리해 놓고 있다. 이처럼 쉽게 정리된 내용을 익숙해 질 때까지 여러번 읽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충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