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웅진식품 매물로 나와… 농심·롯데 등 '군침'

[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법정관리 중인 웅진홀딩스의 주력계열사인 웅진식품이 매물로 나와 농심과 롯데칠성음료 등이 군침을 삼키는 등 음료시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아침햇살, 하늘보리 등의 음료를 판매해온 웅진식품은 웅진그룹의 알짜배기 회사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웅진홀딩스의 채권단은 주력 계열사인 웅진식품을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 5~6개 식품기업에 인수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식품은 웅진홀딩스가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현금 확보를 위해 가장 유력한 매각사로 여겨졌었다.

인수를 타진받은 기업들은 웅진식품의 매출규모나 영업력이 견실한 데다 가격조건이 이전보다 좋아져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식품은 2011년 매출 2195억원에 영업이익 98억원, 당기순익 7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웅진식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걸로 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생수 판매 1위 브랜드였던 ‘제주 삼다수’ 판매권을 잃어 음료사업 매출이 2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농심은 생수시장에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경영지침을 '도전'으로 정하고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롯데칠성, 해태음료와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는 LG생활건강 등 기존 음료업체들도 인수 가능성이 있고, 동아제약 계열사인 동아오츠카, 올해 음료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하이트진로음료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웅진식품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국내 음료업계는 시장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이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음료시장에서 다른 기업이 웅진식품을 인수하면 곧바로 '양강 체제'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칠성이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사실상 국내 음료시장을 독식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태음료·코카콜라·동아오츠카 등은 탄산 및 이온 음료를 주로 내놓고 있어 웅진식품의 주스 브랜드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하이트진로가 인수에 나서면 음료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6년 동일삼업으로 시작했다 1987년 웅진그룹에 인수돼 웅진인삼을 거쳐 웅진식품으로 상호를 바꾼 이 회사는 현재 충남 공주시 유구읍에 사옥과 공장을 두고 있다.

2000년 매실음료 '초록매실'의 히트를 시작으로 이듬해 쌀음료인 아침햇살을 성공시켜 기능성 음료업체로 자리잡은 웅진식품은 이후에도 하늘보리, 자연은 주스 등 음료를 내놓으며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커피와 홍삼음료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작년 중반에도 1000억원 정도에 웅진식품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다른 업체들과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