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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비중, 인도 ‘뜨고’ 한국 ‘지고’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지난해 세계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집계하는 세계 신흥국 펀드 내 한국 비중은 2013년 말 12.8%에서 작년 11월 말 9.8%로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인도의 비중은 같은 기간 7.7%에서 10.6%로 급격히 높아져 한국이 내준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인 중국(17.3%→18.5%), 대만(8.5%→9.5%), 태국(2.6%→3.2%), 인도네시아(1.6%→2.9%) 등도 대부분 비중이 커졌다.

3년째 이어진 기업 이익 감소 추세로 인한 한국 증시의 실적에 대한 불신이 계속된 가운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적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엔화 가치 하락은 기업 수출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정책·제도 개혁에 따른 상승 동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인도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 발표 등으로 정책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돼 있다. 또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비중도 크게 늘었다.

삼성증권 임은혜 연구원은 “유독 한국만 비중이 많이 줄어든 것은 세계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외면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면서도 “다만 국내에서도 기업 실적에 대한 불신이 잦아들고 있고 정부의 추가 정책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앞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이 다소 진정되고, 신흥국 성장률이 선진국과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흥국 증시 수급은 한동안 안정세를 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