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대형주 절반 이상, 주가 변동성 커져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60%는 1년 전보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되면서 개별 종목 이슈에 대해 외국인·기관이 과거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1년 전보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종목 수는 총 59개로 집계됐다.

이 중 주가 아모레G가 변동성이 가장 많이 높아졌다.

아모레G는 최근 52주간(2014년 1월 16일∼2015년 1월 16일) 저점 45만3500원과 고점 128만2000원을 기록, 괴리율이 182.7%였다. 2013년(46.6%)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저점 98만원과 고점 250만원으로 155.1%의 괴리율을 나타내 2013년(44.5%)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63.9%→149.7%), 대우조선해양(62.7%→134.7%), SK C&C(56.9%→119.4%), 현대하이스코(87.9%→148.0%) 등의 주가 변동성도 확대됐다.

삼성과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 부침도 심해졌다.

삼성전자는 저점 108만3천원과 고점 147만원을 찍어 35.7%의 괴리율을 나타냈다. 2013년 29.5%보다 높은 수준이다.

작년 말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된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도 주가 변동성이 컸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상장일(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저점 26만4천원과 고점 42만8천원을 기록하며 62.1%의 괴리율을 나타냈다.

작년 12월 18일에 상장된 제일모직의 고점(17만1천원)과 저점(11만3천원) 괴리율도 51.3%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한국전력[015760] 부지 고가매입 사태가 맞물리면서 계열사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현대차의 고점-저점 괴리율은 66.6%로 2013년(45.4%)보다 상승했고, 현대모비스도 (28.3%→40.5%) 높아졌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4년째 박스권에 갇혀있다” 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별 종목의 주가를 움직일 만한 모멘텀이 조금만 발견돼도 시중자금이 해당 종목에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일부 대형주가 너무 극단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전문 투자자도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주·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 자산운용사 임원도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싸다고 달려들지 않고, 오히려 비싸지면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 등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이 '오너 리스크'나 지배구조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현대차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전 부지 매입 논란이나 글로비스 매각 시도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배당 정책 등으로 신뢰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