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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예?적금 금리 2년째 동결… 통화량 증가율은 4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 영향으로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2년 연속으로 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1%대 예금금리 시대가 열리자 정기 예·적금에 돈이 들어오는 속도가 급속히 느려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4년 1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만기가 2년 미만인 정기 예·적금 잔액(평잔 기준)은 지난해 880조5천578억원으로 2013년보다 0.8% 증가했다.

연간 10∼20%대 증가율을 보이던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2013년부터 정체하기 시작했다.

잔액 증가율은 2008년만 해도 13.1%, 2009년 15.6%, 2010년에는 21.6%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2년 5.9%로 급감하고서 2013년 0.1%까지 떨어졌다.

증가율 둔화에는 무엇보다도 저금리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연 5.67%였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 기준)는 2009년 3.23%, 2010년 3.18%로 하락했다. 예금 금리는 2013년(2.70%)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고 작년엔 2.42%로 더 떨어졌다.

1%대 예금금리가 현실화한 가운데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0%로 전망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서 자산가치를 까먹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저금리에 길을 잃은 시중 자금이 늘어나면서 대표적 단기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지난해 55조9천억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이자는 더 적더라도 쉽게 빼서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 잔액은 349조1천111억원으로 8.5% 늘고 요구불예금 잔액도 129조4천497억원으로 13.9% 증가했다.

금리가 낮아지자 시중 자금은 증권·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에 몰렸다.

기타금융기관의 시중 통화량(M2)은 지난해 342조940억원으로 전년보다 17.7% 급증했다. 2013년 기타금융기관 M2는 3.4% 늘었는데, 증가율이 1년 새 5배로 뛴 것이다.

시중에 풀린 통화량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M2는 2천9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다. 이런 증가율은 2010년(8.7%) 이후 최고치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M1),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든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포괄한다. M2 증가율이 높을수록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임웅지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작년엔 가계대출이 증가했고, 경상수지 흑자로 대외 유동성 또한 풍부해져 M2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1월 중 M2 증가율은 전월과 비슷한 8%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연말에 대출금이 일시 상환된 데 따라 민간신용 환수 규모가 줄었지만, 기관투자자의 해외예금 증가로 국외부문 통화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부부문 통화공급이 줄어든 것도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