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박근혜 청와대 돌아온 지 2년, 대통령의 시간은 흐른다

박근혜 청와대 돌아온 지 2년, 대통령의 시간은 흐른다


1987년 6월 항쟁은 노태우 대통령의 6.29 민주화 선언을 불러왔다.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로 제도가 정리된 후 제 13대 대통령 노태우를 시작으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현직 박근혜 대통령까지 2월 25일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대통령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2월이면 봄바람이 불어오고 아이들의 신학기 준비로 설레는 시기인데, 청와대 역시 새 학기를 시작하듯 재평가와 새출발을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다.


2015년 2월 박근혜 정부의 2년, 대통령의 한마디는 불어터진 경제다.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잘하자고 독려하고자 한 말이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33% 내외를 오가는 국정수행 지지도는 국정에 대한 매우 낮은 장악력을 의심케하고 아직 반환점도 돌지않은 정권에 레임덕이란 말까지 간혹 들린다. 5년 단임제의 폐해는 빨라지는 레임덕이다. 5번씩 2번씩 하던 대통령과 함께 하던 호흡이 있던 국민들에게 임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재적인 새 대통령 후보가 거론되는 미디어 정국이 반복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종착역을 점차 더 빠르게 인식하게 된 것이다. 5년이란 세월은 열심히 하다보면 시작하는 듯 끝나기도 하고, 눈감고 참기만 해도 지나갈 듯한 시간이다. 


보수세력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란 카드를 꺼낸 것은 김대중 정부의 5년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무심코 참아낼 수 있었지만, 다시 진보세력의 5년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도저히 참아낼 수 없었기때문이다. 탄핵 역풍과 천막당사라는 찬바람부는 시절을 불러왔지만, 2대째 이어지고 있는 보수 정권의 시대에 탄핵이란 말을 정치권에서 꺼내지 못하게 해 놓은 셈이니 정권수호 측면에서는 잘한 셈이 되었다. 현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거나 저항할 수는 있지만 뒤집어엎자는 소리는 못하게 된 셈이다.


헌법으로도 보장되어 있지만, 정치권의 말못할 합의와 국민들도 탄핵은 어렵다는 심중의 의지로 5년의 임기는 확실하게 확보되는 것이다. 긴 청와대 생활을 했고, 대한민국의 정치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돌아온지 2년을 맞았다. 공주가 여왕으로 환궁했다고 비아냥 섞인 과장을 하는 이도 있으나 아버지의 대를 이은 정치명문가라고 해두자. 철들기 이전부터 긴 시간 대한민국 정치사를 경험했기에,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환상섞인 기억에 의존한 기대가 있었기에 결국은 한번은 대통령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마지막 1인이기도 했다.


2년의 세월, 그녀의 수첩을 궁금해하던 이들에게 불어터진 경제는 듣고싶은 말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이 현상황에 대하여 남 일 이야기하듯 하는 것은 신물나게 경험했다. 남탓보다는 자기반성을 듣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기를 더 기대한다. 2년간 험악한 세월을 보내고 지지율이 떨어져 고민인 그녀에게 불어터진 심정이 왜 없겠느냐마는 3년의 세월 불어터진 국민의 마음을 보다듬을 시간이 있다. 본인의 인생에도 다시 안 올 시간이지만, 국민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3년의 시간이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민의 시간으로 흐른다. 레임덕이란 단어로 대통령이 없는듯 치부하고 하는 모든일이 못마땅하니 눈감고 지나가자고 할 수 없다. 국민의 시간을 소중히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