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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원조 SUV의 화려한 부활이자 온·오프로드 정복자, 뉴 그랜드 체로키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역사는 지프(Jeep)의 역사와 함께한다. SUV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 우리는 네 바퀴 굴림에 우락부락 각진 차체를 가진 차들을 모두 '찝차'라고 불렀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발이 되어 준 '윌리스 MB'가 바로 찝차의 원형이다.

1940년 미 육군 군수위원회는 네 바퀴를 굴려 어떤 길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고 군인을 최소 3명 탑승시킬 수 있는 작전 차량(General Purpose Vehicle)을 개발하기로 했다.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시킨 업체는 윌리스 오버랜드였다. 윌리스 오버랜드는 전쟁이 끝난 뒤 군용 지프인 윌리스 MB를 민수용으로 전환하고 1950년 'JEEP'를 상표로 등록했다.

이후 여러 차례 인수·합병(M&A) 과정을 거쳐 1987년 크라이슬러가 지프 브랜드를 인수했다. 그랜드체로키는 지프가 크라이슬러 산하에서 생산한 첫 번째 모델이었다.

그랜드체로키는 1992년 7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프가 지닌 오프로더 본능은 유지하면서 온로드 성능까지 강화한 첫 프리미엄 SUV였다.

기자는 최근 '뉴 그랜드 체로키'를 시승했다. 말로만 들었던 지프 브랜드를 경험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시승한 차는 최고급 트림인 서미트 3.0 디젤이었다.

뉴 그랜드 체로키는 2011년 선보인 4세대 그랜드체로키를 부분 변경한 모델로 2013년 말 데뷔했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풀체인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줬다. 뉴 그랜드 체로키는 전형적인 미국형 SUV다. 현존하는 SUV 중 최다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또 프리미엄 SUV의 기준을 세워왔다. 동급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공차 중량은 2400kg이 넘는다. 차 앞에 서 보면 당당하다 못해 위압적이다. 전장 4825mm, 전폭1935mm, 전고 1765mm에 달한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뉴 그랜드 체로키는 최고출력 241ps, 최대토크 56.0kg.m의 3.0L V6 터보 디젤 엔진과 신형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 돼 파워풀한 주행성능은 복합 연비 기준 11.7km/l 및 172g/km 복합 CO2배출량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높은 연비 효율성과 경제성을 자랑한다.

뉴 그랜드 체로키는 4륜 구동이다. 무게 중심이 앞뒤 바퀴에 적절하게 배분 돼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속도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구동력을 제어하는 쿼드라-트랙 II(Quadra-Trac® II) 4WD 시스템과 eLSD가 적용된 쿼드라 드라이브 II(Quadra- Drive® II) 4WD 시스템, 노면 상황에 따라 5개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TM)지형 설정 시스템의 조화를 통해 지프의 전설적인 사륜구동 성능을 구현했다.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사진=박성민 기자)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사진=박성민 기자)

뉴 그랜드체로키에는 도심 속 주행에도 특화된 각종 안전장치가 탑재됐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오토 브레이킹 기능이 적용된 전방 추돌 경보 플러스(FCW Plus), 비상 정지기능이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with Sto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듀얼존 에어콘, 차량 설정 등을 조정할 수 있는 8.4인치 유커넥트(Uconnect®) 터치 미디어 센터, 7인치 멀티-뷰(Multi-View) 디스플레이 등 60종 이상의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네비게이션(사진=박성민 기자)
▲네비게이션(사진=박성민 기자)

다만 수입차의 고질적인 단점인 네비게이션은 그랜드체로키도 피해가지 못했다. 실제로 네비게이션은 심각한 수준이다. 주소와 명칭 검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검색창에 지번이나 길 이름을 끝까지 입력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정교하지 못한 네비게이션 때문에 잘못된 목적지로 가게 되어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차량 성능과 무관하게 뉴 그랜드 체로키 명성에 흠을 내고 있는 네비게이션은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졌다.

또 육중한 몸집에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데는 상당한 힘이 들었다. 특히 차들이 많은 곳에서 주차를 할 경우 뻑뻑한 핸들과 육중한 몸집이 다소 부담이 됐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트렁크 용량은 457리터로 5인승 SUV 가운데 가장 넉넉해 보인다. 뒷좌석을 접으면 1554리터끼지 확장할 수 있다.

바퀴 네 개에 달린 에어서스펜션은 버튼 조작으로 지상고를 아래로 41mm 내리거나, 위로 56mm까지 올릴 수 있다. 험로에선 차고를 올려 오프로드 돌파를 돕고 차체를 낮추면 승하차를 편하게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리미티드 3.0 디젤(6890만원), 오버랜드 3.6 가솔린(6990만원), 오버랜드 3.0 디젤(7490만원), 서미트 3.0 디젤(7790만원) 등 4가지 트림을 출시했다. 4세대에서 선보인 엔트리급 라레도 트림은 제외했다. 주력 판매 모델은 오버랜드 3.0 디젤이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