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목전… 살림살이는 정말 나아졌는가

1인당 국민소득 (GNI)엔 명칭에서 오는 오류가 있다. GNI는 1인당 국민소득이란 명칭 때문에 흔히 '국민 1명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돈'으로 해석하지만, 사실 기업?정부의 소득이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개인의 소득수준으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당장 GNI를 1인 소득으로 계산하면 일반적인 4인 가족의 경우 연 소득이 약 1억1천만 원 선이 된다. 이는 현실의 국민 소득 수준과 큰 차이가 있다.

국민의 주머니사정을 더 잘 반영하는 것은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다. 이 지수는 세금, 연금을 제외한 개인이 임의를 쓸 수 있는 소득을 뜻한다. 지난해 1인당 PGDI는 1만 5천 786달러 (약 1천626만 원)였다. 전년대비 1천81달러 (7.4%) 증가하긴 했으나 1인당 GNI에 비하면 증가폭이 낮다.  

국민소득에서 노동 소득(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지난해 62.6%로 전년보다 0.9% 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기업의 이익이 줄어 인건비 비율이 높아진 결과다.

가계저축률은 6.1%로 전년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2004년(7.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가계 저축률이 높은 것은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가계 소비성향이 낮아진 점은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목표로 내달려왔지만, 정작 삶의 수준은 높아지지 않은 것이다. 수많은 서민들이 가계부채와 고물가로 고통을 겪는 것을 생각하면 양적인 국민소득만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