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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정당 되겠다는 문재인 대표, 명확한 적을 잃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5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 수륙양용 장갑차를 타고 훈련체험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5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 수륙양용 장갑차를 타고 훈련체험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끊임없이 '종북'이란 이름으로 공격당해왔다.

구 민주통합당이 중도개혁 통합 정당이었던데 반해, 새정치 민주연합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강조하는 중도보수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념상 크게 차이가 없는데도 여당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태도가 모호하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보수주의는 기존 체제의 가치를 지키며 점진적인 사회의 변화를 추구한다. 이 가치는 대개 종교적, 문화적, 민족적 가치관이 기반이 된다. 대표적인 보수 정당인 미국의 공화당이 청교도적 사회규범을 유지하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우 종교, 문화적 요인보단 '반공'이 보수주의 중심축으로서 기능한 면이 크다. 미 군정에서 막 벗어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반공주의'는 보수정당의 강력한 결속력이 된 동시에 타 집단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기도 했다.

권력자의 매카시즘은 반공이념의 범위를 뛰어넘어서도 발휘되었다. 반공이란 이름으로 유력한 야권 정치인이 증발하기도 하고, 쿠데타가 합법적인 행위로 뒤바뀌기도 했다. 평생을 북한의 위협에 시달린 노인층은 권력자를 두려워했으면서도 아직도 반공 정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건국 후 근 60년을 보수정당이 집권했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천안함 참사 5주기를 맞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을 '안보정당'으로 부각시키려 한다. 새민련이 대권을 잡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당이 가진 '안보 불안'이미지에 있다고 본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하게 인정하라"라고 공격에도 "이미 우리 당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고 대응하기 시작했다.

통합진보당이 정부의 손에 해산된 이후, 새누리당은 반공 논리로 공격할 수 있는 명확한 적을 잃었다. 과거와 달리 새민련은 진보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국민들도 새누리당이 툭하면 내놓은 '종북', '빨갱이', '이적'과 같은 원색적인 논리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새민련이 안보를 강조하는 것은 새누리당에겐 참 난처한 일이다. 국가 안보란 이념이 관계될 수 없는 국가 존립에 관련된 문제이기에 "안보는 우리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비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민련이 한계를 극복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새민련이 정말로 안보 정당의 이미지를 얻는다면 더 이상 종북으로 몰아 공격할 수도 없다.

어쨋거나 국민의 입장에서 두 정당이 협력해 튼튼한 국가 안보를 추구한다면 나쁠 것이 없다. 한 마디 선동 문구보단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당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