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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명운 걸고 내놓은 쌍용차 티볼리, SUV '안전성'·세단 '승차감'

▲쌍용자동차 '티볼리'
▲쌍용자동차 '티볼리'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성능은 물론, 디자인과 안전성, 편의성까지 잡으려는 쌍용자동차의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물론 초반에는 엔진에 실망하고 브레이크에 절망했었다. 엔진에 대해서는 밟아도 잘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고, 브레이크의 경우 액셀을 밟다가 브레이크로 발을 옮겼을 때 위치가 어정쩡해 제대로 밟지 못하는 현상을 겪했다. 티볼리의 경우는 액셀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 페달로 옮길 때 몇 센티미터를 좀더 옮겨야만 했다.

쌍용차는 소형 SUV 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 티볼리를 출시했다. SUV 본연의 안전성과 공간활용성은 물론 세단 수준의 안락함과 승차감까지 찾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티볼리는 연구개발 기간만 42개월이 걸렸으며, 투입된 개발비는 무려 3500억원에 달한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오랜 침묵을 깨고 야심차게 출시한 차다. SUV 명가인 쌍용차가 준중형 세단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한 모델이다. 지난 1월 13일 출시된 티볼리는 한달만에 8000대가 계약되는 등 초기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티볼리의 외관은 모던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풍겼다. 세련되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느껴졌다. 근육질의 다리처럼 균형잡힌 후면부는 모던함에 안정감을 부여한 듯 보였다.

실내공간은 실용성이 돋보였다. "정성이 느껴졌다"라고 해야할까.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뭍어났다. 수납할 수 있는 공간들만 봐도 이를 알 수 있게 해줬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마련된 도어포켓에 각각 음료 2잔을 놓을 수 있게 했고, 뒷자석에도 대용량 컵홀더 2개를 마련했다.

동급 유일의 듀얼존 전자동 에어컨, 동급 최다인 6개 센서를 적용한 전후방 장애물 감지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가격을 고려하면 훌륭했다.

티볼리는 '소형' SUV이다. 그러나 실내 공간은 넓은 편이었다. 나름대로의 여유와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뒷좌석은 승객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준다. 동급 최대 전폭(1795mm)을 기반으로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해 뒷자석에 앉았을 때도 불편함이 전혀 없다.

또 준중형 세단에서 볼 수 없는 2열 시트 풀 플랫 폴딩(Full-flat Folding) 기능으로 적재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운전석 위치조절이 쉽지가 았았다. 시야 확보 문제로 개인적으로 워낙 이 부분에 있어서 예민한 편이지만, 시승 기간동안 운전석 각도 조절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센터페시아 (사진= 박성민 기자)
▲트렁크 (사진=박성민 기자)

트렁크는 423L로 이 또한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주행감은 만족스러웠다. 주행감과 힘은 SUV 시장에서 검증된 쌍용차의 경쟁력을 동일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반응은 좀 느린 느낌을 받았다.

새롭게 설계한 e-XGi160 가솔린 엔진은 최대 출력 126ps, 최대 토크 16.0kg·m를 발휘한다. 마력은 충분해 보이지만 토크는 좀 소박한 듯 하다.

▲6단 변속기(수동/자동) (사진= 박성민 기자)
▲변속기 (사진=박성민 기자)

티볼리는 직렬 4기통 1.6L 엔진에 앞바퀴굴림 모델로 출시됐다. 수동 6단 또는 자동 6단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쌍용차가 티볼리를 통해 처음 선보인 파워트레인은 3년여 동안 영하 42도의 혹한지 테스트, 영상 50도 이상의 혹서지 테스트, 표고차 3000미터의 브레이크 테스트, 해발 4000미터 산악지형에서의 검증과정을 거쳤다.

핸들은 좀 무거운 느낌이 있기도 했다.

초반 주행에서 브레이크 페달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건 사실이었지만, 브레이크는 예민한 느낌을 줬다. 앞차와 가까운 거리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에도 제동력이 좋았다. 쌍용차 측정 기준에 따르면 시속 100km/h로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거리는 41.6센티미터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비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시승 기간 동안 연비가 10km/l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복합기준으로 12km/l다. 오는 6월께 티볼리 디젤 모델이 나오면 연비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센터 페시아(사진= 박성민 기자)
▲센터 페시아(사진=박성민 기자)

 

안전사양도 훌륭하다. 티볼리는 사고 시 가장 취약한 측면 충돌사고를 시험하는 AE-MDB(Advanced European Mobile Deformable Barrier) 시험에서 만점 수준의 안전등급을 획득했다. 차체에는 고장력 강판을 71.4% 사용했으며 이 중 초고장력은 40%에 달한다.

에어백은 동급 최다인 7개를 갖췄고 신속한 제동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전륜과 후륜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충돌 시 과도한 힘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시키는 CLT(Clamping Locking Tongue) 벨트 시스템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가격은 TX(M/T) 1635만원, TX(A/T) 1795만원, VX 1995만원, LX 2220~2347만원이다. 대형 SUV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을 할만 했다. 또 '생애 첫 차'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사진= 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