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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의 유래와 기업의 유쾌한 장난 이벤트, 그리고 안타까운 사건들

만우절의 유례가 명확하지는 않다. 옛날 프랑스에서 설이 4월 1일이었다가 다른날로  바뀌었는데, 공시가 잘 되지 않았는지 이를 미처 몰랐던 사람들이 집단으로 출근을 안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고 한다. 이것이 만우절의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조선의 경우엔 첫눈 내리는 날이 만우절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 이 날만은 신하들이 왕에게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용서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새 전 세계적으로 자리잡은 만우절은 '가벼운 일탈이 허용되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남에게 피해가 갈 정도의 악질적인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적절한 장난은 위트있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기업과 기관등에서도 만우절을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2014년 만우절에 제공했던 포켓몬스터 이벤트와 포켓몬 마스터 카드
구글이 2014년 만우절에 제공했던 포켓몬스터 이벤트와 포켓몬 마스터 카드

 

만우절 장난으로 가장 유명한 기업은 구글이다. 2008년엔 한국구글이 '사투리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고, 2009년엔 만우절 하루동안 끝말잇기 게임을 서비스 했다.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지난 2014년의 이벤트였는데, 구글 맵을 뒤지며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를 모으는 서비스를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모든 포켓몬을 포획하면 '포켓몬 마스터 인증서'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상단 동영상 참조)

네이버는 2012년 해외출구 보도란에서 영국의 축구클럽인 맨체스터 시티가 홍명보를 감독으로 자유계약했다는 기사를 올려 순진한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기사는 홍명보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축구선수 카를로즈 테베즈를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시킨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만우절 장난은 언론사도 피해가지 않았다. 호주의 언론사 2UE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동성애자를 위한 특별 미사를 집전할 것이란 기사를 내 독자의 눈을 의심하게 했으며,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익스프레스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키를 늘리기 위해 수술을 받는다는 거짓 기사를 올렸다. 한국에선 한겨례신문이'폴 메카트니 사망설은 사실(1보)'란 기사를 실어 비틀즈의 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만우절에 안타깝게 타계한 장국영(좌)와 터틀맨(우)
만우절에 안타깝게 타계한 장국영(좌)와 터틀맨(우)

 

한편 실제로 발생한 일인데도 만우절에 벌어져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합격통지를 4월 1일 만우절에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거짓으로 대학 합격/불합격 여부를 통보하는 장난전화가 해마다 기승을 벌인다고 한다.

2003년 호텔에서 투신 자살한 홍콩 배우 장국영은 만우절에 죽은 탓에 속보가 떳는데도 그의 죽음이 한동안 정도가 심한 장난으로 여겨졌었다. 이후 투신 장소와 시체 수습 장면이 보도된 후에야 대중에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2008년 그룹 거북이의 멤버인 터틀맨 임성훈이 사망했을때도 팬들은 쉽게 믿지 않았다. 방송보도까지 된 후에야 그의 힘든 무명시절과 건강 문제가 대중에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