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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풍자' 벽화 그린 대학생에게 벌금형 구형

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래피티(길거리 벽화)를 그린 미술 전공 대학생에게 벌금형이 구형됐다.

대구지법 제7형사단독 김도형 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대학생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인근 벽과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안내판 등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5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과 닭을 합성한 그림을 그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림에는 닭 부리를 달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있고, 하단에는 'PAPA CHICKEN'(아빠 닭)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관할 대구 중구청은 하루 만에 이를 지웠고, 중부경찰서는 A씨에게 공공조형물에 대한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당초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했으나 피고인 측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대구 민예총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는 결심공판에 앞서 대구지법 앞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 곳곳에 그려져 있는 수많은 그래피티와 낙서 중에서 이번 사례만 이례적으로 빠르게 지우고 고발한 것은 단순한 재물손괴가 아니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고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고공판은 17일 오전 9시50분 대구지법 31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