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IMF 총재 "美 금리 올리면 신흥국 충격받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대서양위원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대서양위원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가 요동칠 수 있다면서, 특히 과다 평가된 시장과 신흥국의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는 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의 애틀랜틱 카운슬 회동을 위해 준비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경고는 내주의 IMF·세계은행 봄철 연차 총회에 앞서 나왔다.

그는 세계 경제 성장 부진이 "중기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들이 공격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가르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장기 초저금리가 시장의 위험 투자를 부추김으로써 자산 과다 평가 부담을 높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생명보험 업계와 연기금 와해 우려를 특히 높였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는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동시에 자금이 빠져나가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원자재 수출국의 채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도 우려했다.

라가르드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구도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저·저, 고·고 시나리오"라고 표현하면서, 많은 선진국이 헤어나지 못하는 저성장과 저인플레, 그리고 고채무와 고실업률'이라고 설명했다.

라가르드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빈약이 새로운 현실로 고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인프라 투자 확대와 개혁 박차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혁과 관련해 노동과 제품 및 서비스 분야의 규제 완화 등을 거명했다.

그는 "성장을 부추기려면 모든 수준과 분야의 정책 동원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영국의 경기 회복은 바람직한 반면 유로 지역과 중국은 개혁과 성장 촉진이 더 필요하다고 라가르드는 촉구했다.

라가르드는 이어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도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의 경고가 나온 가운데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치는 이날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피치는 "브라질 경제의 계속되는 부진, 거시경제 불균형, 재정 악화, 정부부채의 실질적인 증가가 국가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상황도 좋지 않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정크) 등급'인 'Ba1'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 루블화 가치 하락 등이 겹치며 "러시아의 중기 성장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