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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曰, "이 총리? 회계 처리라뇨 그냥 꿀꺽 한거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 동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 동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14일 공개됐다. 검찰 수사의 단서가 흐릿하게나마 하나씩 잡혀가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와 액수뿐만 아니라 돈의 명목, 이 총리를 찾아갈 당시 정황까지 자세히 밝혔다.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 때 이완구 당시 후보에게 3천만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이 전부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 정치자금 기부행위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답했다. 정치자금법에 정해진 절차를 거쳐 기부한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직은 성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밖에 없다. 검찰은 돈이 오갈 당시 정황에 대한 성 전 회장의 말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은 "그때 선거사무소도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 3천만원 주고..."라고도 했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를 찾아갈 때 수행한 인물이나 캠프 내부의 목격자가 있다면 수사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전달시기도 불과 2년 전이어서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다른 인사들에 비해 물증이나 관련자들의 기억이 온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총리에 대한 수사가 본격 시작될 경우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주장을 토대로 수행비서나 운전사, 목격자 진술 등 당시 현장에 남긴 정황증거를 최대한 확보할 전망이다.

여기에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 계열사 주변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물증과 정황을 꿰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대아건설 등 계열사 공사현장에 내려보내는 비용 명목으로 빼돌려진 32억여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