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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다른 수출 악재의 원인은 '중국 내수 시장, 저유가, 원화 강세'… 4개월 째 감소세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4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은 272억5천4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1.1% 줄었다.

통상적으로 월말에 수출이 늘어나는 특성을 감안해도 이런 추세라면 4월 한 달간 수출액이 증가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무라증권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4월 수출이 7.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은 올 들어 3월까지 이미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4월에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면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이후 최장기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이 기간에는 대부분 달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두자릿수 비율로 줄어 12개월 연속으로 뒷걸음질했다.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가 위축된 탓이었다.

최근 수출 부진에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52.62달러다.

이는 지난해의 96.56달러보다 45.5% 낮은 수준이다.

유가 하락은 수출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수출에서 비중이 큰 석유화학 및 석유 제품의 수출액을 줄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 부진, 장기화될 가능성 크다'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기적인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장기화 가능성의 근거로 중국의 성장 방식 변화, 저유가 지속, 원화 강세 등을 제시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성장 방식은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교역 방식도 가공무역에서 벗어나 소비재 수입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자본재 비중이 높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석유류 공급이 늘어난 가운데 석유소비 효율화와 중국의 성장방식 변화 등으로 석유수요 증가 속도는 느려졌다. 저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장기적인 원화 강세 흐름도 수출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특히 100엔당 900원대를 턱걸이하는 엔저 현상은 많은 제품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수출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일시적인 원화 약세가 나타나겠지만 시장이 안정된 이후 원화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의 영향으로 절상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출 빙하기를 막기 위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 수출 유망지역 마케팅 집중, 중소·중견기업 수출 지원 강화, 무역보험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수출활성화 방안을 이달 중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