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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강진 사망자 906명 이상…"80년만에 최악 참사 우려"

인도·방글라·중국 등서도 사상자 속출...에베레스트 산사태로 8명 사망
주네팔 대사관 "현지 공사현장 한국인 직원 1명 부상"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25일 오전 11시56분(현지시간)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최소 90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아직 사상자 집계가 초기 단계인데다 도시 곳곳의 무너진 건물에 상당수 주민이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져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네팔 정부 관계자를 인용,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해 네팔 전역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906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또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등 네팔과 국경을 접한 지역에서도 사망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총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지진은 정오 직전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81km, 대표적 휴양·관광도시인 포카라에서는 동쪽으로 68km 떨어진 람중 지역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11km로 얕은 편이다.

첫 지진이 발생한 이후 2시간 30분여 동안 14차례의 여진도 이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수도 카트만두에서만 수백년된 사원과 낡은 건물, 가옥 상당수가 붕괴하고 도로가 끊기는 등 피해가 발생해 최소 181명이 사망했다.

카트만두에 1832년 세워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62m 높이(9층짜리)의 빔센(다라하라) 타워도 이번 지진에 완전히 무너졌다.

현지 언론은 무너진 빔센 타워에 5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카트만두의 '랜드마크'인 빔센 타워는 8층에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네팔 내무부는 이번 지진으로 네팔 전체 75개 행정구역 가운데 21개 지역이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네팔과 이웃한 인도에서도 북동부 비하르 주에서 최소 14명,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최소 6명 등 20명이 사망했다. 웨스트벵골 주의 한 학교에는 계단이 무너지면서 학생 40여명이 다쳤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중국에서도 네팔과 가까운 시짱(西藏·티베트) 등에서 8명이 사망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현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2명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에 체류중인 우리 국민 1명이 카트만두 북쪽 70km 지점 어퍼트 리슐리 지역에서 다친 상태"라면서 "현지 우리 대사관에서 (부상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상자는 현재 중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에는 현재 우리 국민 약 65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여행객 다수도 방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주재 한국 대사관은 카트만두 등 지역에 있는 대부분 교민은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현지 민박업체와 여행사 등을 통해 관광객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트만두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진석 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진으로 건물 담장 일부가 부서지고 찬장이 쓰러졌다"며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직원들과 마당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네팔을 대표하는 에베레스트산도 지진 피해를 당했다.

눈사태가 일어나면서 베이스캠프에 있던 8명이 사망다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네팔 관광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에베레스트 산에 고립된 등반객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도 폐쇄됐다.

인도 정부는 자국과 네팔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재로 비상 대책회의를 소집했으며 공군을 비상대기 시켰다.

중국도 네팔에 국제구호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네팔에서는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규모 8.0 이상 최악의 강진으로 수천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1988년에도 동부 지역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720명이 숨졌다.

외신들은 이번 지진이 1934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