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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외식ㆍ식품ㆍ출판 업계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정글의 법칙, '1박 2일', '삼시세끼' 등 리얼 예능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슬로푸드' 선호도 더욱 높아져
-슬로푸드와 함께 외식업계, 식품업계, 출판업계 등 전방위에 슬로 무브먼트 트렌드 확산되는 추세
-배상면주가 '느린마을양조장&펍', 매장 내 양조장에서 신선한 막걸리 직접 제조 판매해 인기

 

SBS '정글의 법칙', KBS '1박 2일', tvn '삼시세끼' 등 각각 콘셉트는 다르지만 자연 속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리얼 예능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동안 K푸드 열풍으로 한식 바람이 분 데 이어 리얼 예능 속 '슬로푸드' 바람까지 불어 닥치면서 외식업계는 물론, 식품업계, 출판업계 등의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특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 느림과 여유를 담아 준비한 '슬로푸드 메뉴'를 경험할 수 있는 외식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고, 차별화된 '슬로푸드' 컨셉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신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서점가에서는 슬로푸드 트렌드를 담은 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외식업체, 슬로푸드 콘셉트 매장 인기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을 담아 만든 대표적인 슬로푸드 중 하나로 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다.

▲막걸리를 배상면주가 '느린마을양조장&펍'매장 내 양조탱크에서 직접 빚고 있는 모습 (사진: 함앤파트너스 제공)
▲막걸리를 배상면주가 '느린마을양조장&펍'매장 내 양조탱크에서 직접 빚고 있는 모습 (사진: 함앤파트너스 제공)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양조장&펍'은 슬로푸드의 조건, 즉 자연의 시간에 따라 생산한 것, 전통방식에 따라 만든 것, 사람의 손맛이 들어간 것, 인공적인 숙성이 아니라 자연적인 숙성을 거친 것 등 4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막걸리를 매장 내 양조탱크에서 직접 빚어 판매해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 감미료나 별도의 가공처리 없이 오로지 국내산 쌀과 물, 누룩, 효모만으로 양조하고 있으며 숙성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내는 신선한 막걸리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메뉴화해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막걸리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느린마을양조장&펍'은 막걸리뿐만 아니라 약주, 과실주 등 다양한 술을 정성으로 만든 정통 안주들과 함께 신선하게 즐길 수 있어 직장인 회식 장소는 물론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양재동 본사 1호점, 강남역 2호점, 센터원 3호점 등이 모두 전년 대비 매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상면주가 마케팅팀 장윤석 팀장은 "TV를 통해 '슬로푸드'가 줄 수 있는 정성과 맛의 매력이 전파되면서 올 들어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즉석에서 제조 판매하는 느린마을 막걸리를 비롯, 다양한 전통주를 함께 곁들인 식사를 할 수 있어 직장인 회식뿐만 아니라 연인들 데이트 코스 등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고객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교촌에프엔비㈜는 최근 차별화된 슬로푸드 콘셉트 식당인 프리미엄 담김쌈 다이닝 카페 '엠도씨(M℃)'를 론칭했다.

자연 숙성시킨 슬로푸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리미엄 담김쌈 다이닝 카페로 정성 들여 만든 식재료에 참숯에 구운 닭고기, 가마솥 삼색 밥 등을 함께 층층이 쌓아 만들어 오감을 충족시키는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객에게 조금 더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식재료를 1년 중 가장 맛있는 제철에 산지에서 확보하며 자연숙성 그대로 방식을 고집하는 등 고객에게 정성 가득한 영양만점의 엄마표 음식을 제공한다. 또한, 특수제작한 참나무 그릴에 직화로 구워낸 건강한 닭고기와 경기 무형 문화재 장인이 제작한 가마솥에 팽이, 표고, 느타리, 목이, 새송이를 넣어 갓 지은 풍미 깊은 '가마솥밥'으로 '슬로푸드'의 의미를 더했다.

식품 업계, 슬로푸드 콘셉트의 레토르트 식품 출시

슬로푸드란 모름지기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는 것이 맞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소비자들을 위해 식품업계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슬로 푸드 콘셉트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청정원이 최근 선보인 '밥물이 다르다' 냉동 나물밥 3종은 집에서 다듬기 힘든 생(生)나물을 듬뿍 넣어 지었다. '녹차 곤드레나물밥', '둥글레 취나물밥', '메밀 무청나물밥' 3종으로, 각각의 나물과 잘 어우러지는 녹차, 둥글레, 메밀 우린 물로 밥을 지었다.

특히 밥에 강한 조미를 하는 대신, 정성스레 우려낸 찻물과 나물의 조화를 통해 나물 고유의 풍미와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편리성 때문에 나물밥에 주로 사용하는 건나물이 아닌 국내산 생나물만을 사용, 나물의 건강함과 풍미, 향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면 간편히 맛볼 수 있다.

대상FNF 종가집이 출시한 '데이즈 한우곰탕'은 수입산이 아닌 100% 한우뼈만을 12시간 이상 푹 고아 만들어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한우뼈 국물만을 담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한우곰탕은 물론 다양한 국물요리를 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죽 전문업체 '본죽'과 손잡고 냉장죽 2종을 출시했다. 전복과 새송이버섯을 넣은 '전복버섯죽'과 참치가 주 재료인 '참치죽'은 본죽에서 매출 상위를 차지하는 인기 메뉴로, 이를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간편식 제품으로 출시한 것. 합성보존료 등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한 국산 천일염을 사용했다.

출판업계에 슬로푸드 열풍 및 슬로 무브먼트 확산

TV 속 슬로푸드 열풍이 봄을 맞은 서점가에도 불고 있다.

패스트푸드나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정성을 다해 준비한 '슬로푸드 식사'의 매력을 보여준 '삼시세끼' 열풍에 힘입어 반디앤루니스에서는 요리 관련 도서 판매가 전년 대비 16.8% 증가(1월 23일~3월 13일 집계)했고, 교보문고의 경우 요리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중 7권이 집밥 요리책이다.

세계적인 슬로 라이프와 슬로푸드 열풍을 이끈 해외잡지 '킨포크'도 국내에 상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박하게 차린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일상을 감성적인 글과 사진으로 전하는 이 잡지는 출간 3년 만에 유럽, 호주, 일본 등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었고, 무수한 킨포크족(느리고 단순하게,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을 양산했다.

킨포크 잡지를 표방한 슬로푸드 전문 무크지 '더 노크(The Knock)' 도 발간됐다. 단순한 삶의 가치'를 담백한 글과 절제된 사진으로 보여주고, 사람들의 일상만큼이나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레시피들을 제안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