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잊고 싶은 역사 '보아 인 더 월드'... 연예인 얼굴 그려넣는다고 매출 늘지 않는다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5.05.12 16:07:15

'보아 인 더 월드'의 보아와 실제 보아. 닮았다고 생각하고 보면 닮았다
'보아 인 더 월드'의 보아와 실제 보아. 닮았다고 생각하고 봐야 닮았다

SM의 게임 산업 진출, 조짐은 보였다.

지금은 아이돌 가수들이 하도 많아 '춘추전국 시대'로 표현될 정도지만, 2003년 만 해도 보아가 국내외 K-pop 시장의 지배자였다. 당시만 해도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지금처럼 일상적이지 않았던 탓에 일본과 미국에서 정기적으로 활동하던 보아는 '급이 다른' 연예인으로 취급받았다.

보아의 전성기는 2004년 무렵이었다. 일본에선 Valenti로 인지도를 확고히 다졌고, 한국에선 3집 Atlantis Princess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도 '보아'하면 떠오르는 멜빵바지에 고글 안경 쓴 소녀 이미지는 이때 대중의 머리속에 각인되었다. SM은 보아의 인기에 힘입어 한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바로 '게임산업 진출'이었다.

 

키보드만 도레미파 순서로 눌러주면 되는 싱거운 게임
키보드만 도레미파 순서로 눌러주면 되는 싱거운 게임

? 경험 부족, 스타를 데려다 썼는데도 악평만 얻은 '보아 인 더 월드'

SM은 한국 게임회사 지스퀘어에 보아를 모델로 한 게임 제작을 의뢰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보아 인 더 월드'(BoA IN THE WORLD)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보아의 신입 매니저가 되며, 보아를 세계음악제에 출전시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임 속 보아는 현실의 보아처럼 서울, 동경, 오사카, 상해 를 오가며 음악 활동을 하고, 플레이어는 매니저로서 보아의 트레이닝과 스케줄 관리에 힘쓴다. 트레이닝이 부족하면 보아가 세계음악제에 출전할 실력에 도달하지 못하며, 너무 빡빡한 스케줄을 잡으면 아파서 쓰러지기도 한다.

내용만 보면 그럴 듯해 보이는 게임이지만, 이 게임으로 올린 매출은 전무한 수준이었다. 스타를 육성 시뮬레이션이 당시엔 이미 식상한 장르라 크게 어필하지 못했고, 게임 자체 질도 보잘것없었다. 보아의 능력치를 개발하는 미니 게임은 타자 치키, 방향키 순서대로 누르기 등 성의 없는 것이라 재미가 없었으며, 스토리 전개도 개연성이 없어 플레이어의 공감을 사지 못 했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보아와 전혀 닮지 않아 팬들에게도 어필하지 못했다. 게임학과 신입생이 만든 게임처럼 초보티가 팍팍 났다.

당시엔 SM이 왜 게임을 만들었는지 모두 의아해했다. 돈 주고 이 게임을 산 이들은 팬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욕설을 내뱉었고, 입소문을 탄 덕에 거의 팔리지 않아 얼마 안 가 게임잡지에서 무료 배포하는 사은품으로 전락했다. 보아 이름을 붙여 한몫 팔아보려는 속셈이라고, 한 철 장사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성공한 게임 '슈퍼스타 SM타운'
성공한 게임 '슈퍼스타 SM타운'

 

? 이번엔 성공! 매달 9억 원 벌어다 주는 '슈퍼스타 에스엠타운'

그런데 SM은 게임산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2014년, SM은 다시 한 번 게임 시장에 도전했고, 이번엔 성과를 얻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업체인 추콩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개발한 '슈퍼스타 에스엠타운(Superstar SMTOWN)'은 기존에 인기를 얻었던 탭탭댄스(Tap Tap dance) 류 리듬액션 게임이다. 플랫폼이 신선한 건 아니지만 아이돌 스타의 히트곡을 주제로 했으며, 그들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반영한 듯 한 '손맛' 있는 컨트롤이 대중에 어필할 만 했다. 한국과 중국 10대~20대 팬층을 공략한 이 게임은 월 매출만 9억 원을 기록하는 효자 상품이 되었다. 가요 시장에 머물러 있던 한류가 게임 속까지 영역을 확장한 거다.

연예 업계는 매우 불안정한 사업군이다. 소속 연예인들이 사고 한 번만 쳐도, 염문설 하나만 터져도 주가가 들썩거린다. 소녀시대 멤버 유리의 열애설이 터졌을 때 이수만 SM 사장은 하루에 1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고 한다. 좀 더 안정적인 산업을 찾고 싶은 경영진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 이유로 SM과 YG는 한류를 내실화 하고 덩치를 키우는 한편,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을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

콘텐츠만 가지고 경험 없는 시장에 뛰어드는 건 무리수가 될 수 있다. 이수만 사장이 정말 10년을 내다보고 '보아 인 더 월드'를 기획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때의 실패로 게임 업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충분히 깨달았을 거고, 그렇게 쌓은 노하우가 '슈퍼스타 에스엠타운' 기획에 도움이 되었을 거다. 연예인 얼굴 찍어 만들면 팬들이 사주던 시대는 지났다. 연예기획사의 신시장 진출은 사업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고민이 뒤받침해야 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다.

 

보아 인더 월드 엔딩 영상

 

슈퍼스타 에스엠타운 플레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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