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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말살시키겠다는 사우디, 정말 시아파 신도를 위해 싸우는 걸까?

사우디아라비아 무하마드 살만 국왕
사우디아라비아 무하마드 살만 국왕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은 24일 "악의 무리인 IS(이슬람 국가)를 말살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지난 22일 사우디 동부 카디프 모스크에서 IS의 자폭 테러로 21명이 목숨을 잃고 10여 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IS는 같은 수니파 세력이다.

? 무슬림 87%는 수니파, 박해받는 시아파

IS는 왜 같은 종파인 사우디아라비를 공격한 걸까? IS가 공격한 모스크는 시아파 사원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는 수니파 이슬람교이며 국민의 90%가 수니파 교리를 따르지만, 10%는 시아파를 신봉한다. 그동안 시아파 세력이 정치적 차별을 받고 있었기에 사우디 내부에서도 이번 테러가 오래된 종파 갈등을 건드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시아파 신도를 표적으로 한 총격 테러로 7명이 죽었지만 사우디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전 세계 무슬림의 87%가량은 수니파 신도다. 현존하는 하마스, 보코하람, 알샤바브, 탈레반, 알카에다,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역히 모두 수니파 집단이다. 반면 시아파는 10%에 불과해 쉽게 박해와 차별의 대상으로 몰린다. 두 종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길래 중동이 종교 문제로 조용할 날이 없는 걸까?

가장 큰 차이는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 칼리프가 반드시 무함마드의 혈통을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상관없는지에 대한 입장이다. 수니파는 공동체에 의해 선출된 칼리프라면 무함마드의 혈통이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주장하지만, 시아파는 최초의 남나 무슬림인 '알리'와 그의 후손만을 진정한 칼리프로 인정했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조카 '알리 이븐 탈리브'의 초상화
예언자 무함마드의 조카 '알리 이븐 탈리브'의 초상화

 

? 수니파?시아파 갈등의 시작은 칼리프 계승권에 대한 입장차이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는 이슬람의 마지막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이다.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은 이후 이슬람으로 개종해 첫 번째 남자 무슬림이 되며 이후 이슬람을 박해하는 세력에 가장 용맹하게 맞선 인물로 전승되고 있다. 무함마드에게 아들이 없었기에 혈족인 알리가 사후 정식 후계자로 여겨졌으나, 재력가로 이슬람 전파에 큰 힘을 미쳤던 '아부 바르크'란 인물에게 밀려 후계가 경쟁에서 밀려났다.   

아부 바크르 지지세력은 "이슬람의 지도자는 혈연으로 계승되는 게 아니다. 무함마드가 특권층의 왕위 세습을 비난했던 것을 이어 칼리프 역시 혁연과는 무관하게 선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알리의 혈연적 정통성과 공적, 카리스마를 내세웠던 알리 지지세력은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부 바르크는 초대 칼리프의 지위에 올랐다.

? 사우디아라비아도 결국 수니파 국가... 정말 시아파를 위해 싸울까?

지금도 수니파는 예언자는 무함마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으며, 칼리프는 단순히 정치와 종교 지도자라고 간주한다. 칼리프에게 쿠란을 해석하거나 법적 판단할 권리도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아파는 칼리프는 신의 말씀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지위라고 생각하며, 신성이 있는 무함마드의 후손만이 칼리프가 될 수 있다고 고집하고 있다.

최초의 분파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적 차이가 커지며 서로를 이해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현재 칼리프를 자처하고 있는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는 시아파를 이단으로 규정해 무자비한 테러 공격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시아파는 찬밥 신세다. IS 말살을 외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시아파의 권익 보호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