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생 한달, 피해상황보고서, 경제적 손실과 사회불안에 이어 시간과 생명을 잃었다.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5.06.11 14:02:10


대한민국을 눕힌 질병, 메르스가 발생한지 한달.

메르스가 진정될 때 우리 손에는 어떤 경제 보고서가 들려있을까?

5월 11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중간계산을 하는 것은 섣부르거나 부정확하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무시못할 피해가 발생했고, 일정이상 경제적 수치 도출도 가능할 정도다. 나아가 현재 상황이 진정국면이라거나 회복세라는 정부의 목소리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사망자도 확진자도 감염의심자도 격리대상자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피해상황을 추산해가지 않을 수 없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경제시계(視界) , 조단위 경제 손실 불가피하다.

5월 11일에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했으나 실제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 시점은 5월 말경이다. 당시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의 시가총액은 5월 22일 기준 1336조원 이었으나 6월 10일 현재는 1276조원정도다. 코스피에서만 60조원이 증발했다. 개별 기업들의 경제활동의 총합인 지수하락을 메르스 단일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메르스란 돌발변수가 코스피의 완만한 상승곡선을 꺽어놓은 것은 부정할 수 없고, 상실된 60조원의 기업가치중 최소 수조원, 많게는 절반이상이 메르스로 인한 경제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화장품관련주의 하락을 보면 메르스의 악영향을 직감할 수 있다. 화장품 관련주에서만 4조 8천 419억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는데, 아모레 퍼시픽 1조6천953억 원, LG 생활건강 1조 4천 213억 원, 한국 화장품 337억 원, 한국 화장품 제조 282억 원, 코스맥스 4천995억원이 개별 종목별로 떨어졌다. 그밖에 여행사, 항공사, 호텔, 면세점, 영화, 엔터테인먼트주가 큰 상처를 입은 상태다.

여행,숙박업계는 예약 취소및 포기자가 이미 발생해 실제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 방문 예정자중 2만 7천여명이 취소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예약하지 않은 잠재 수요를 감안하면 그 피해규모는 두배 이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인원이 줄어들어서 입게되는 아웃바운드 수요감소는 집계가 되지 않고 있으나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 모객이 이루어지는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관광업계의 매출 감소 규모는 최소 천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진다.

모건스탠리는 1개월간 메르스가 지속되는 것만으로 0.15%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3개월 지속시 0.8%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스는 특히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소매판매는 -10%, 요식업은 -15%, 그리고, 관광산업은 -20% 위축될 것으로 추정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GDP 손실규모가 20억달러, 우리 돈으로 2조 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염이 주로 병원을 통해 이루어졌고 국내 유수의 대형병원들이 포함됨에 따라 이들의 매출감소와 의료산업 전체의 진료활동 위축도 불가피하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 아산병원은 연간매출이 1조 8천억원대에 달하며, 월간 진료비 매출도 500억원이 넘는다. 현재 40개의 감염경로 병원이 공개된 가운데 이들의 피해규모는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피해구제 수단으로 지원및 융자대책을 내놨는데, 지원금 규모도 현재까지 발생한 경제적 손실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4650억원의 자금지원책을 내놨고 피해업종 지원금 250억원, 관광개발기금대출 400억원을 책정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개인병원및 소기업에 2천억원을 특별보증하는 대책을 추가로 세웠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격리대상자에 대하여 4인가족 기준으로 월 11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도력을 잃어버린 권력자, 朴대통령에겐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아몰랑 바이러스 확산.

박대통령은 확고한 반공정책추진과 박정희 전대통령의 경제공헌에 따른 지지세력이 국가운영의 굳건한 뒷받침이 된다. 그러나, 세월호침몰이란 사고대응에 이어 메르스 확산이란 전염병 대응에 연이어 실패하며 기존 지지세력도 지도력과 판단력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특히 지지 기반이 되는 노년층은 건강문제에 민감하고 메르스가 고령층에 치명적인 상황이다. 현재 40.3%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40%가 붕괴되는 것은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전을 중시하는 박대통령이 방미일정까지 연장한 것은 향후 국정운영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통령을 비꼬는 '아몰랑~'여론의 확산은 여성인 대통령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휴업 사태, 학생들의 학업 공백은 어찌하나.

현재 대학,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 등 총 2474개 학교가 휴업중이다. 불가피한 휴업조치로 학습권이 침해되고 미래세대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 있지만, 잃어버린 세월을 보상할 방법이란 있을 수가 없다. 또한, 자녀들의 휴업으로 부모의 보육부담이 증가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도움의 손길이 가지 않는다.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웃을 믿지 못하게 되고 사회불안은 신뢰비용을 증가시킨다.

우리사회는 불신으로 인한 신뢰비용이 높은 편이다. 불신은 업무효율을 떨어트리고 시간을 지연시키고 추진력을 상실하게 하며 검증과 검토비용을 증가시킨다. 대표적인 불신집단인 정치권에서 인사관련 청문회를 할때 업무능력을 검증하기보다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거짓말논쟁을 벌이는 것처럼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정부가 메르스 초기, 안일한 낙관주의에 기대어 정보 숨기기에 급급한 대처를 함에 따라 메르스가 확산된 상황이다보니 국민들은 정부의 정보를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제각각 믿을만한 정보 출처를 따라 SNS와 인터넷, 입소문에 의지하는 형국이다. 아픈 이를 위로하거나 낫기를 기원하기보다 병원균을 보유한 채 돌아다닌 환자들에 대한 원망이 국민들에게 퍼져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어 향후 국민통합과 심적 상처 치유를 위해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페르탈로찌는 건강하지 못하면 국가에 대해서 충성할 수 없고, 좋은 부모나 자녀, 심지어 좋은 이웃도 될 수 없다고 했다.

One can hardly be loyal to one's fatherland or become a good father, son or neighbor unless one has a healthy body -  Johann Heinrich Pestalozzi

병원균 확산을 국가가 사실상 방치하고, 아픈 이웃이 나쁜 이웃이 되어버린 우리의 상황을 말하는 것같아 슬픈 현실이다.

무엇보다 큰 손해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다.

대한민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메르스 환자 발생국가가 되었다. 역동적인 노동력의 경제활동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우리나라는 자원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질병확산의 영향력이 다르다. 아픈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어렵게 쌓아놓은 발전된 산업국가의 이미지도, 한류로 이뤄놓은 관관한국이미지도, 하나되어 협력하는 경제강국 이미지는 훼손되었고, 전세계적 FTA 체결로 인한 경제영토확장 논의도 일단 정지될 수 밖에 없다. 질병발생국가와 경제협력과 관광확대, 문화교류를 논의할 수는 없다. 병에 걸릴 수 있는데 누가 온다는 것인가?

치열한 경제전쟁터에서 질병은 최대의 적이다. 정부는 경제활성화보다 경제위험물 제거가 더 중요한 역할이다. 가장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은 국민의 건강이다. 건강하지 못한 시간은 모두 잃어버린 시간이 되는 것이다.

손해나 피해로 표현할 수 없는 생명,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한 명의 발병자가 생겼을때 보건당국이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나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생명은 통계나 합리적인 대처가 통하는 것이 아니다. 단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적 가치를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단 하나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제적 논리로도 생명을 살리는 것은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이다.

사망자건 확진자건 격리대상자건 메르스의 피해를 입은 사람이 발생하면 당사자뿐 아니라 가정과 직장, 그리고 이웃사회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 피해나 불편을 넘어서 생명을 잃은 경우는 어떤 경제적 보상도 가치가 없다.정부나 보건당국이 사람이 죽는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비판이나 비난을 받는 수준을 넘어 국민적 저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통제로 위기를 극복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2년째 메르스와 싸우고 있다. 그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관광부문에서만 2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사스로 인해 입은 경제적 손실은 31조을 넘었고, 아프리카가 에볼라 바이러스로 입은 손실 규모는 35조원 이상이다.

대한민국은 좁은 국토에 모든 국민이 최신형 정보통신 기기를 손에 쥐고 빠른 네트워크를 지원받고 있는 국가다. 정보통제로 괴담확산을 막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제공으로 질병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미 발생한 위기상황을 받아들이고, 어설픈 낙관주의보다 철저한 대응태세를 확립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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