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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가 활약하는 축축한 여름 날씨, 실적 기대하는 삼성 전자와 LG 전자... 비 온 다음날 판매량 증가해

작년엔 마른장마로 실적 부진...습한 날씨에 판매량 증가 기대

장맛비가 반가운 것은 농심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제습기 수요예측 실패로 재고 부담까지 안은 가전업체들도 빗줄기가 반가운 기색이다.

29 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재작년까지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제습기 시장은 정체 기로에 서 있다. 제습기 판매량은 2011년 25만대에서 2012년 45만대, 2013년 130만대까지 늘었지만 2014년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90만대에 그쳤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업체들은 전년도 호황을 기대하며 200만대 이상의 제품을 준비했지만 '마른장마 등의 영향으로 기대만 못 한 판매에 재고만 쌓였다.

제습기는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제품이다. 한해 강수량의 40∼50%가 7∼8월에 몰리는 만큼 제습기 판매 역시 무덥고 습한 이때에 몰린다.

최근에는 아열대성 기후로 9월까지 판매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주로 6월 말부터 7월 3주까지를 집중 판매기간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에는 비가 온 다음 날은 제습기 판매량이 증가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날씨가 관건"이라며 "다른 가전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눅눅한 날씨에 필요를 느끼면 비교적 쉽게 구매로 이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하거나 다른 대형가전 제품 판매에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일부 업체는 그대로 창고에 쌓아두고 해외 수출 등 판매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매출 역시 아직은 예년보다 건조한 날씨에 작년만 못한 수준이다. 제습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그러나 7월 초에나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달리 일찍 장마가 찾아오면서 업체들도 다소 소극적이던 태도에서 벗어나 조금씩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장마가 시작되면 눅눅한 날씨에 제습기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년 7월에는 장마 기간도 짧고 강수량도 평년의 절반에 그치는 등 마른장마였다"며 "올해는 평년 수준에 장마가 시작됐고 7월 강수량도 그리 적은 양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올해 제습기에 다양한 기능을 강화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LG 전자[066570]는 제습기가 여름용 가전이라는 인식을 넘어 사계절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황사, 미세먼지로 불편을 겪는 봄에 창문을 열지 않고 빨래를 건조할 수 있고 가을, 겨울에도 의류 집중건조 및 결로현상 방지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업그레이드된 컴프레서 제어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을 약 12%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소음도 줄여 국내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