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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도 마이너스의 손이었나?... 롯데 영업이익 급감하고, 주가 떨어지고 , 납품비리에 제2 롯데월드 사고까지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일본과 한국롯데를 모두 장악했지만 기울어가는 '가세'를 일으켜 세울만한 '위기 극복' 역량이나 경영 능력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등의 실적과 주가는 날마다 뒷걸음질이고 제2롯데월드의 잇단 안전사고 등 악재만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 롯데쇼핑 등 이익·주가↓...신동빈 연 43억 보수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한때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신동빈 회장 쪽으로 거의 승계 구도의 윤곽이 잡힌 상태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신동빈 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 식품 전략회의'에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원 롯데, 원 리더(하나의 롯데, 하나의 지도자"라는 문구를 한국·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들에게 제시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는 한 명의 리더 아래 움직여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쿠다 대표는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이후 일본 롯데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발표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와 신동빈 회장에게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사실상 '신동빈 독주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초 관측대로 그룹 내부적으로는 신동빈 회장의 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롯데그룹의 최근 상황은 거의 '최악'에 가깝다.

신동빈 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천672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21%나 급감했다. 내수침체의 여파라고 하지만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6.7% 감소에 그쳤고, 신세계백화점(0.2%)과 이마트(11.5%)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신동빈 회장으로 승계가 굳어진 이후 주가도 계속 하락세다.

지난해 9월 35만원 수준이던 롯데쇼핑 주가는 현재 23만8천원으로, 불과 9개월 사이 32%나 주저앉았다.

역시 신동빈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록된 롯데제과도 지난해 29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역시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무려 43억5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케미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개사는 등기이사인 신 회장에게 지난해 각각 15억5천만원, 11억7천500만원, 16억2천5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 '납품 비리' 롯데홈쇼핑, 재승인 과정 '수모'

 지난 4월 30일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홈쇼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TV홈쇼핑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부는 승인 유효기간 만료가 임박한 롯데홈쇼핑의 채널 운영을 재승인했지만 재승인 유효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2년이나 단축했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홈쇼핑 재승인 탈락을 막기 위해 '경영투명성위원회'까지 주도했지만 재승인 유효기간 감축이라는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날 드러난 심사 결과에서도 롯데홈쇼핑의 평점(672점)은 현대(747점), NS(719점)와 비교하면 크게 낮았다. 특히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가능성' 항목에서는 102.78로 과락을 겨우 면했다.

이처럼 롯데홈쇼핑이 이례적으로 '제한적 재승인'을 받은 것은 끊이지 않는 납품 관련 비리와 '갑질'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경우 신헌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24명의 납품 비리가 적발돼 홍역을 치렀다. 신 전 대표는 납품업체로부터 홈쇼핑 판매와 백화점 편의 제공 등을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부하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리다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더구나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3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 개장 2개월만에 출입문 떨어지는 제2롯데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와 롯데월드도 그룹의 바람대로 '서울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불안의 상징'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제2롯데월드 1층 좌측부 출입문 가운데 하나가 분리되며 쓰러져 쇼핑몰을 나가던 정모(25·여)씨의 머리와 어깨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해 10월 14일 개장한 지 불과 2개월여만에 출입문이 떨어져 나간 비상적인 사고였다.

더구나 올해 1월 15일에도 제2롯데월드 쇼핑몰 내 1층 8번 출입문이 떨어져 한 남성 고객이 유리로 된 출입문을 손으로 받아 내려놓는 어이없는 사고가 반복됐다.

결국 롯데가 스스로 안일한 안전 관리로 제2롯데월드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자초한 셈이다.

여기에 누수와 진동 논란으로 제2롯데월드 수족관(아쿠아리움)과 영화관(시네마)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5월 12일까지 서울시로부터 '영업 중단'이라는 철퇴를 맞기도 했다.

이같은 안전 논란 때문에 제2롯데월드는 현재 극심한 영업부진 상태다. 제2롯데월드 운영사인 롯데물산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1일 평균 방문객은 7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주중과 주말로 나눠보면 각각 6만3천명, 9만2천명이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이는 재개장(5월 12일)을 앞둔 지난 4월 주중(5만8천명)·주말(9만명) 방문객과 비교해 불과 8.6%, 2.2% 늘어난 규모다. 재개장 이후 다소 활기를 띠는 듯했으나 결국 방문객 수가 다시 재개장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회사원 황 모(39)씨는 "안전 검사를 거쳐 재개장했다지만 여전히 '제2롯데'라고 하면 불안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며 "궁금하긴 하지만 당분간 가 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