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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원인과 전망까지 간단 정리

현 상항

그리스의 위기는 정점에 다다랐다. 지난 6월 30일 IMF(국제통화기금) 채무 상환일을 넘기자 그리스는 짐바브웨, 소말리아와 같은 채무불이행 국가 그룹에 합류했다.

한편 여당인 급진 좌파 정당 시리자(Syriza) 정권은 이번 주말인 7월 5일 채권단의 긴축재정 요구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그리스가 독자 노선을 계속 할 건지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감행할 예정이다. 긴축 재정을 거부할 경우 그리스는 유로존을 이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 왜 그리스는 갚지도 못할 채무를 졌나?

2001년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했을 때만 해도 경제적 낙관론이 팽배했었다. 통화가 유로로 대체되자 외국 투자자들은 그리스 증시에 매력을 느꼈고, 그덕분에 200년 중반까지 그리스 연간 경제성장률은 4%를 웃돌았다.

공무원은 정부가 아낌없이 제공하는 연금을 받고 50대에 은퇴했다. 노동자는 휴가를 전후해 높은 지원비를 받아 13~14개월 분과 다름없는 연봉을 받았고, 과도한 복지는 부패와 탈세 등 그리스의 만연한 사회문제와 맞물려 부채를 부풀리고 있었다. 은행은 그리스의 약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저리 대출로 이익을 확대하고 있었다. 2007~2009년 세계 금융 위기로 타격을 받은 뒤 그리스의 부채는 GDP의 12.7%까지 치솟았다.
 
2. 긴축 제정 시도가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부채 수준이 심각해지자 그리스 정부는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조르고그 파판드레우 전 그리스 총리는 대규모 증세와 공공부문 지출 삭감 등 긴축제정 정책으로 난관을 타계하려 했지만 수천 명 규모의 파업과 시위로 오히려 정권에 타격만 입었다.

2010년엔 유럽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등이 그리스에 대한 1430억 달러 구제 금융을 결정했고, 2012년엔 긴축 정책을 조건으로 1700억 달러를 추가 지급했다.

3. 채권단의 금융 구제는 왜 효과가 없었나?

채권단의 구제로 그리스는 간신히 파산을 면했다. 하지만 긴축 정책으로 인해 그리스 경제는 불황의 악순환에 빠져 2010년 이후 생산성은 25%, 고용률은 25% 감소했다. 원인은 채권단의 예산 삭감과 세금 인상 영향을 과소평가한 데 있었다. IMF는 그리스 GDP가 2012년엔 플러스로 돌아설 거라 예측했지만, 실제론 7%나 감소하고 말았다.

4. 급진 좌파 정당 시리자(Syriza)는 누구인가?

시리자는 본래 비교적 소규모인 사회주의 좌파 정당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두며 40세인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총리에, 자칭 마르크스 주의자인 니스 바루파키스는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시리자는 긴축 정책을 중단하고 채권단에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며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간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수세에 몰렸고, 결국 추가 지원금을 얻어내지 못했다.

5. 채권단은 그리스에 무엇을 요구하는가?

채권단은 그리스가 정치 경제 구조를 개혁해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는걸 바라고 있다. 개혁안엔 공공부문 지출 삭감과 국유 산업 민영화, 탈세 방지 등이 포함돼 있다.

채권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그리스의 저항이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으로 파급되는 거다. 그렉시트(Grexit) 등 유로 가입국의 유로존 이탈이 발생하면 20년에 걸친 유럽 중앙부의 유럽 통합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나게 될 거다. 특히 경제적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던 독일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지도 흔들리게 된다.

6. 그리스는 디폴트 상태인가?

그리스는 6월 30일 IMF에 15억 유로를 상환하지 못해 실질적으로 디폴트 상태가 됐다. 하지만 그리스가 당장 민간 금융 기관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IMF에 대한 채무는 대출로 간주하지 않기에 그리스의 신용 등급이 더 하락할 일은 없을 거다.

7. 앞으로 어떻게 되나?

그리스는 그렉시트를 통해 통화 독립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 도입 이전처럼 드라크마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그리스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해 위기 초기에 빚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거다. 유로존 체제를 유지한다면 같은 일이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

8. 해외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스 국채와 유럽 주식 투자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리스 위기가 주변으로 확산돼 유로존이 치명상을 입는다면 세계 금융 시스템에도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유로존이 세계 경제에서 20%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에, 수조 달러 규모의 채권 시장은 이미 긴장하고 있다. 단적으로 미국인이나 일본인, 혹은 한국인이 받게 될 연금이나 퇴직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