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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이재용과는 달랐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재용이 아니라 이부진이 삼성 후계자가 되는 게 나을 텐데... 김◦◦ 씨 (28세, 삼성 계열사 사원)

엘리엇 사태를 비롯해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후계 문제가 불거지는 요즘, 삼성 계열사 내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보다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가 차기 '총수'에 어울리지 않느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물론 공공연하지 않은, 조심스러운 가십이다.

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2000년대 초반 e-삼성 프로젝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후 경영자로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이부진 대표는 신라호텔을 이끌며 '경영자적 자질'을 증명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부진 대표의 대중 소통 능력은 많은 찬사를 받았다. 2011년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이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텔신라 레스토랑 입장에 거부되는 수모를 당하자, 이부진 대표가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 성명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조치를 빠르게 했다. 호텔신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이부진 대표의 진정성이 담긴 사과로 논란이 커지진 않았다.

2014년 호텔신라 본관 회전문에 택시가 충돌한 사고가 발생한 후엔 운전 부주의로 4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택시 기사의 사정을 고려해, 모든 피해 복구 비용을 호텔 신라 측에서 부담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메르스 파동 사태에선 호텔 객실에 메르스 환자가 투숙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즉각 호텔을 폐쇄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대중은 메르스 추가 확산을 막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하며 이부진 대표에 박수를 보냈다.

7일 시내면세점 업체 선정 면접에서도 PT를 준비하는 기업 대표에게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니까요"라고 말해 긴장을 풀어주는 배려를 보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며 이부진 대표에 대한 경영능력도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증가시장에선 면세점 사업 낙찰에 성공한 기업 주가가 30%이상 상승할 거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부진 대표의 언행은 최근 LG와 한진 그룹 등 재벌 3~4세의 '갑질'행태, '경영점수 낙제점' 논란과 비교되며, 일부에선 '재벌가 자녀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