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개미 투자자들 공포에 질려 투매행렬... 코스닥 개장 후 사상 최대 규모, 개인 매물 다 받아내지도 못해

개인투자자, 코스닥시장서만 2천45억 매도...사상 최대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며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자 공포에 질린 개인들이 투매에 나섰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2천4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이는 코스닥 시장 개장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73억원어치, 1천11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의 매물을 다 받아내진 못했다.

이에 코스닥은 이날 연중 최대 하락폭(-4.52%)을 기록하며 627.05로 마감했다.

역시 2%대의 낙폭을 기록한 코스피시장에서의 매도 주체도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천334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외국인(-4천376억원)보다 더 강력한 매도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900선이 무너진 채 출발해 2년 만에 최저 수준인 1,876.07로 장을 마감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향후 장세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자 손해를 감수하고서도 보유 중인 주식을 정리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빠르게 빼내는 가운데 개인들까지 투매에 뛰어들며 수급은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북한 리스크 등장 등 대내외 변수들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 장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개인들이 손절매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정 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분위기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도 "모든 악재가 다 펼쳐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특히 시장을 극단적으로 비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반기 상승장에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린 신용융자 잔고도 조정 장세에 충격을 더하는 '폭탄'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기관은 일부 저평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보이며 개인과 대조적인 매매 방향을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9천18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는데, 이는 연중 최대 규모다.

특히 금융투자(2천673억원), 투신(2천753억원), 연기금(2천232억원) 등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었다.

지수가 증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분석 아래 원화약세 수혜주, 경기 방어주, 미국 소비 경기 회복 수혜주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