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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회피성... 수익 없는 묻지마 투자로 경제 회복 발목 잡을수도

수익 없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중국 경기 둔화 심해진다.

지난 주말 중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8.5% 급락했다. 블랙먼데이 하락률(22%)에 비하면 작은 수치였지만 급락세가 연달아 발생한 까닭에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향후 중국 경제 우려가 확산되며 아시아와 유럽, 신흥국 주가도 동반 하락했으며, 상하이 지수는 중국 인민은행이 25일 금융 완화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마이너스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뉴욕 부동산 시장에선 세계적 경제 우려가 희소식으로 다가왔다. 부유한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한때 국민이 뉴욕 부동산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국가는 캐나다였지만, 2014년엔 중국이 캐나다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2015년엔 중국인의 뉴욕 부동산 투자가 기록적으로 급상승했으며, 최근 중국 금융 시장이 혼란을 거듭하자 더 많은 중국 돈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뉴욕으로 몰려들었다.

NAR(전미부동산협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은 "중국인의 뉴욕 부동산 구매는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그들이 중국 이외의 장소에서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NAR은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투자자는 올해 3월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 부동산 약 3조 4,000억 원 상당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조 6,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뉴욕 비중은 약 7%로 상위 6위권 안에 들었다.

맨해튼의 경우 2015년 상반기 동안 중국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4조 5,000억 원 이상을 구매했다. 이는 2014년에 부동산 투자 총액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중국 투자자가 선호하는 부동산은 일류 고급 부동산이라 한다.

뉴욕시 부동산 관련 변호사 '애드워드 멜스테인'은 "일반적으로 가장 비싼 지역이 잘 팔리며, 뉴욕 센트럴 파크 주변 지역은 매우 인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맨해튼 주요 도로를 따라 들어선 상업 지역, 고급주택 지역도 인기가 많다고 알려져있다.

2014년엔 중국의 한 보험회사가 뉴욕시 맨해튼 중심가 고급 호텔 '월 도프 아스토리아'를 구입했다. 뉴욕 로어 맨해튼 지역의 초고층 빌딩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구입한 것도 중국의 한 민영 기업이었다.

그러나 현지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부동산 투자가 중국 시장 침체를 막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지적한다.

지금까지 중국인 투자자가 미국 고급 주택단지를 구매하는 이유는 가족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미국에서 중국인이 구입하는 부동산 구입 가격은 2014년 기준 평균 10억 원이었고, 구매액의 70%는 현금 결재로 지불했다. 그러나 자국 경제 침체가 계속되자 중국인 투자자는 더 싼 부동산을 다양한 목적을 위해 구매하기 시작했다. 사업적 투자가 아닌, 자본을 보전하기 위한 투자인 것이다.

멜스테인은 "중국 경기는 여전히 둔화되고 있으며 부동산 물량도 충분히 남아있다. 중국인은 계속해서 미국 부동산을 살 거다. 하지만 수익을 낼 방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는 경기 침체로 소득이 감소해도 투자를 중단하지 않으며, 확보한 부동산 자본을 견실하게 유지해 투자로 인한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시는 떼를 지어 몰려드는 중국 투자자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과열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수요가 많아지며 시중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